금융硏 "美달러 위상 흔들…비트코인 선호도 오를 것"

2021-02-02 14:51

연초 급등세를 보인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최근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가상화폐의 선호 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비트코인 2차 상승랠리와 미 달러화 기축통화 위상'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보유 비중이나 보유 의향이 갈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표적인 두 가지 이유로 절대적으로 높아진 정부 채무 수준과 지속적인 재정수지 악화가 지적된다"고 밝혔다.

2019년 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채무위기 임박을 예고하는 수준으로 인식되는 50%를 상회한 상황이다.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로 인해 지난해 11월 말을 기준으로는 경계수준인 67%까지 상승했다.

치료제나 백신 개발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실물경제의 기초체력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정기간 재정수지 악화는 불가피하며, 법정통화 불신 및 비트코인 선호 성향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채권자들이 미국의 부채상환 능력에 대해 갖는 회의감이 커질수록 달러화가 누리고 있는 패권적 위상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달러화 가치의 하락 추이에서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최근 투자나 가치저장 수단으로뿐만 아니라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수용성 확대 또한 주목했다. 달러화 접근성이 제약된 나이지리아 및 자국 통화 가치가 높은 불안정성을 보이는 아르헨티나 등에서 비트코인을 국제교역 결제통화로서 사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페이팔과 자회사 벤모 등 간편결제서비스 업체들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 및 결제 서비스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위상도 부각되고 있다. 은행은 물론 자산운용사 등 금융권 역시 관련 사업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다만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은 여전하다. 회의론자들은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간주하기에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회의적인 견해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주장되고 있는데, 이들의 경우 가치저장을 위한 안전자산으로서 실물 금에 대한 투자를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견제를 시작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향후 각국 정부가 발권력 및 주조차익 확보 차원에서 고객확인의무, 자금세탁방지, 세금부과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경우 비트코인 2차 상승랠리에 급작스런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