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생산 -0.8%… 반도체로 버텼다
2021-01-29 10:18
12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
홍남기 "회복의 시간 기대 커져"
홍남기 "회복의 시간 기대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산업생산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서비스업 생산이 줄어든 가운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호조를 보이며 생산 감소를 상쇄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0.2% 감소해 2003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는 반도체 시설투자 증가 영향으로 6% 증가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 생산 감소로 인해 0.8% 감소했다.
금융·보험업은 전체 생산을 3.35%포인트 끌어올렸으나, 숙박·음식점업은 -2.25%포인트, 운수·창고업은 -1.15%포인트 각각 생산지수를 끌어내렸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자동차(-10.2%)와 기타 운송장비(-3.1%)는 감소했지만 반도체와 기계장비 생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서비스업에서의 감소폭을 일부 만회했다. 2020년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은 0.2% 감소했다. 이는 카드대란이 벌어졌던 2003년(-3.1%)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10.9%)는 늘어난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12.2%), 화장품 등 비내구재(-0.4%) 판매는 줄었다.
설비투자는 6.0% 증가했다. 설비투자 또한 반도체 시설투자가 이끌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반도체에 32조9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하반기 수출이 증가하고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면서 반도체와 기계장비 생산이 증가했다"며 "설비투자도 반도체 업종의 시설투자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6%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12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반등하며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전산업생산은 0.5% 증가했다. 11월과 비교하면 제조업 생산이 3.7% 늘어나면서 광공업생산이 3.7% 증가했다. 반면 12월에도 서비스업생산은 1.1% 감소했다. 8월 -1.0%를 기록한 후 4개월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10월과 11월 줄어들었던 소비는 12월에는 0.2% 소폭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이어진 감소세를 멈췄다. 설비투자는 0.9% 증가했다. 운송장비(3.4%),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0.2%)의 투자가 모두 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내수 영향에도 경제회복 모멘텀을 이어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2월과 8월 두 차례 확산기에 전산업생산이 모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한 아쉬움이 남으면서 한편으로는 확산세가 진정되고 지금의 수출 중심 회복 흐름에 내수 정상화까지 더해졌을 때 나타날 본격적인 '회복의 시간'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