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들의 '살인 생중계'... 충격에 휩싸인 미국
2021-01-29 09:51
범행 후 본인들의 행동 자랑+고인 조롱까지
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 규제 강화의 목소리에도 美 정부는 간 보기에 급급
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 규제 강화의 목소리에도 美 정부는 간 보기에 급급
10대 소녀를 흉기로 살해하고 이 과정을 페이스북에 생중계한 10대들이 미국 전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반 경 미국 루이지애나주 남서부 레이크찰스에 있는 월마트에서 10대 소녀 네 명이 15세 소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의 발단은 인근 영화관에서의 다툼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가해 소녀들은 월마트에서 칼을 훔쳐 돌아와 다툼의 상대였던 15세 소녀에게 치명상을 입힌 후 달아났다.
특히 이들은 이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했으며, 나중에는 자신들의 행동을 자랑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다.
동영상 속에서 한 소녀(가해자 일행)는 "월마트에서 누군가를 막 찔렀다"고 소리쳤고 "우리는 그 애의 심장을 찔렀다. 우리는 신경 안 써"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 소녀는 "아 잘 죽었다. 그녀는 이제 죽었네"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안 당국은 "이번 살인사건은 최근 6개월 사이 세 번에 걸쳐 발생한 11세에서 16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연관된 사건"이라면서 "살인사건들은 모든 배경, 모든 인종 출신의 청소년에게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경찰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양육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비록 가해 소녀들은 훔친 칼로 범행을 저질렀지만, 당초 위험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미성년자가 당당히 구매한들 이 또한 막을 길이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은 총기, 도검류 등 무기의 구매가 자유로운 편이며, 일부 주에서는 18세만 넘어도 중화기인 소총까지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민 단체들은 이러한 법 제도가 미성년자에 의한 범행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를 향해 무기 구매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무기류가 '사유 재산 보호의 수단'임을 내세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높으며, 정부 역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수년째 사회적 합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