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직접 충전한 한정애 장관 "실제 해보니 불안하지 않은데요?"

2021-01-28 17:02
2050 탄소중립 위해 올해 무공해차 13만여대 보급
"무공해차 세계시장 선점 위해 정부 지원 필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소재한 완주수소충전소를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지난 금요일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를 어디로 하면 좋을까 사람들이 물어봤습니다. 별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곳으로 가야 한다. 제 머릿속에는 여기 밖에 없었습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28일 오전 전북 완주군에 있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인근의 완주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환경부 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무공해차(전기·수소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전기·수소 버스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수소 상용차 공장이다. 한 장관은 현대차 전주공장 관계자들을 만나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소차 세계 판매량 1위를 했고, 전기차는 8위에 올라 무공해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이는 현장에 계신 여러분의 노력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그는 그러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무공해차 중심으로 생각보다 빨리 재편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 무공해차 대중화 시대, 탈내연기관 시대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우리나라에 등록된 차량이 169만대 정도인데, 이 중 무공해차는 5만2000대로 전체의 3%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나라에 총 등록된 차량을 기준으로 하면 0.6% 안팎으로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8일 오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방문해 전기·수소 버스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그가 무공해차 보급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12만대, 수소차 1만5000대 등 총 13만6185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올해 계획된 무공해차 보급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연말에는 무공해차(이륜차 포함) 30만대 시대가 열린다. 

한 장관은 자리를 옮겨 전기·수소 버스를 생산하는 시설을 점검했다. 시내 저상 수소·전기 버스에 대한 설명을 듣던 그는 "서울에서 2대 본 적 있다"며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처럼 돼 있는 것이냐"고 묻자 관계자는 "맞다. 잘 알고 계신다"고 답했다.  

또 시내 저상 전기버스(일렉시티)의 최대 모터 출력 설명을 듣던 중 "결국 배터리 문제인 것 같다"며 "배터리 효율을 개선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어 인근에 있는 완주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이곳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소차(승용·상용)를 충전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충전소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내 버스충전소 1호인 완주 수소충전소를 방문해 수소 충전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한 장관은 직접 자신의 업무용 차량 넥쏘 수소차에 수소를 충전했다. 현행법상 수소충전소가 고용한 직원만 수소차에 수로를 충전할 수 있게 돼 있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한 장관은 "국민적으로 수소를 충전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이 있는 것 같다"며 "(전문가와 함께 실제로 해보니)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충전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기술 개발 관련해서 현장에서 노력을 많이 하는데 (우리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무공해차의 세계 시장 리드가) 대한민국이 미래에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방법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부처가 합심해서 (무공해차 관련) 제도를 보완하거나 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