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기업들 신사업에 낡은 법·제도가 걸림돌”

2021-01-28 15:17
대한상의-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 정책간담회 개최
재계, 혁신입법 과제 32건 전달...“2월 임시국회에 처리돼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여당 의원들을 앞에 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정책간담회를 통해 “지금 우리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새로운 성장 원천과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들이 신사업을 활발히 일으켜야 하지만 산업화 시대의 낡은 법과 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7년이 넘도록 작동 가능한 모든 기회의 문을 열자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여·야가 범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낡은 법·제도에 막혀 해외 기업들에게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국내 산업계를 대표해 박 회장이 국회에 전달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이날 정책간담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에 △장기 미처리 법안 처리 △산업 신진대사를 높이는 법과 제도의 혁신 △샌드박스로 검증된 혁신법안 처리 △입법을 통한 공무원의 적극행정 장려 등 4가지 유형의 입법과제를 전달했다.

재계는 2011년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아직까지 계류돼 있는 점을 장기 미처리 법안의 대표 사례로 지적했다.

이 법안은 당시 제조업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모여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 회장도 이 법안이 10년째 처리되지 않은 것을 두고 “성장과 고용의 ‘잃어버린 10년’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상의가 건의한 총 32건의 혁신입법 과제 중에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산업융합촉진법, 국가공간정보기본법 등 파급효과가 큰 법안들도 포함됐다.

박 회장은 “국가와 사회에 파급 효과가 큰 장기 미처리법안과 산업 신진대사를 높일 수 있는 법안들, 특히 샌드박스로 검증된 법안들에 대해서는 오는 2월 국회에서 처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성과 사업성이 검토된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대상은 서비스발전기본법과 샌드박스 3법을 비롯해 가사근로자특별법, 자율주행 로봇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드론과 관련한 드론활용촉진법·항공안전법,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과 관련한 도로교통법 등 19개 법안이다.

이밖에 현재 미발의 상태인 의료해외진출법, 약사법, 주택법, 공중위생관리법 등의 13개 법안도 해당 상임위에서 개정안을 마련해 처리키로 했다.

대한상의와 민주당은 혁신입법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경제계와 국회 간 ‘상설 입법절차’로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샌드박스를 비롯해 기업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법안들을 모아 국회에 전달하면 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에서 해당 내용을 검토해 즉시 처리하는 형태”라며 “오늘 정책간담회는 그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 번째)이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