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클라우드 수장 바꾼 화웨이...사업 강화 드라이브

2021-01-28 11:27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 CEO, 클라우드&AI 총재 겸직
스마트폰·클라우드·자동차 협업 강화 기대
올해 들어 클라우드 사업 강화...알리바바에 도전장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사실상 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제재로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핵심 반도체를 구매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위청둥 CEO, 클라우드&AI 총재도...스마트폰·클라우드·자동차 협업 강화 기대

27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징은 소식통을 인용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내달 7일부로 화웨이의 클라우드&인공지능(AI)비즈니스그룹(클라우드 비즈니스유닛 포함) 총재를 겸직한다고 보도했다. 

기존 클라우드&AI 비즈니스그룹 총재였던 진룽은 화웨이 디지털에너지사업부 CEO로 옮겨갔다.

화웨이가 이미 내부에 이 인사 사실을 고지했으며, 내달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차이징이 전했다. 

이는 화웨이 클라우드&AI 비즈니스 그룹이 신설된 이래 처음 이뤄진 핵심 인력 조직 개편이다. 화웨이는 지난 2019년 ICT 사업 조직에 클라우드&AI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했다. 클라우드&AI 비즈니스그룹은 칩, 데이터센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정보통신(IT) 인프라 등 전반을 다룬다. 

앞서 위 CEO는 소비자비즈니스그룹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 및 스마트카 부품 투자심의위원회(IRB)를 도맡아 하고 있었다. 결국 위청둥 CEO가 스마트폰, 자동차에 이어 클라우드 사업까지 거느린 총괄 책임자가 되는 셈이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 [사진=화웨이]

차이징은 이번 인사 발령으로 위 CEO는 4개 화웨이 대표 핵심 사업 중 3개를 책임지게 됐다면서 "이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자동차, 클라우드 간 사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카 사업이 모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3가지 사업 부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신은 화웨이의 행보에 주목, 이같은 소식을 집중 조명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위 CEO는 여러 직책을 통해 검증된 경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의 리더십으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 화웨이와 위 CEO는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화웨이, 올 들어 클라우드 사업 강화...알리바바에 도전장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통신과 스마트폰에서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를 살 수 없게 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화웨이는 이에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클라우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화웨이는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2위로 도약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16.2%로 1위 알리바바(40.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는 화웨이가 클라우드 시장 진출 3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2019년 3분기만 해도 화웨이는 상위 기업 목록에도 들지 못했다. 

화웨이는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전 세계에 23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150만명 이상의 개발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중국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사진=캐널리스(Canalys) 캡처]

올해도 화웨이는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위 CEO를 앞세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새해 벽두부터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이 직접 나서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강조한 점도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앞서 런 회장은 "그동안 클라우드 서비스는 화웨이의 강점이 아니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업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으로 주요 산업군에서 기업 및 단체를 확보해야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