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통합 작업 '지지부진'...합병 후 전망은 '장밋빛'
2021-01-27 16:45
금감원,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해 두 차례 정정신고서 요구...합병 절차 지연 가능성도
"3사 통합 후 종합 SW 솔루션 기업 될 것"...매출 2조·영업익 1000억원 전망
현대오토에버 작년 4Q 영업익, 6% 증가한 265억원...매출은 5.4%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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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동방] 27일 지난해 4분기 성적을 발표한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과의 통합으로 테슬라와 같은 구독형 소프트웨어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통합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현대오토에버에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이 현대오토에버에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금융감독원은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현대엠엔소프트와의 합병 비율 논란이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11일 합병을 결의한 현대오토에버와 엠엔소프트의 합병비율은 1대 0.958이다. 자본총액만 고려하면 현대오토에버의 자본총액은 5426억원으로 2089억원인 현대엠엔소프트의 두 배가 넘어 현대엠엔소프트 주주가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발행주식 수를 보면 현대엠엔소프트 주식 수는 414만5000주, 현대오토에버는 2100만주다. 자본총액을 발행주식총수로 나눠 1주당 자본총액을 계산하면, 각각 5만404원·2만5836원으로 현대엠엔소프트가 오토에버의 1.95배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은 소송 준비와 더불어 금융감독원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고,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30일 현대오토에버 측에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은 공시를 통해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라고 정정신고서 요구 사유를 밝혔다.
이후 지난 11일 현대오토에버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금융감독원은 19일 다시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제출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역시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의 민원과 관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오토에버 측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기존에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정지된다. 합병과 관련한 공식적인 절차도 진행할 수 없다. 또한, 관련 법률 개정에 따라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후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기존 증권신고서는 자동으로 철회된다.
투자업계에서는 3사 통합 이후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통합 자체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과의 통합계획을 밝힌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담당할 중요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대해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사 통합으로 전장-인포테인먼트를 아우르는 자동차 운영체제(OS),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테슬라와 같이 고도화된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핵심 기술의 주축은 현대 모비스이지만, 데이터·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현대오토에버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합병을 통해 인포테인먼트·클라우드·커넥티드카를 아우르는 종합 SW 솔루션 공급업체로 격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커넥티드카 가입 차량이 2년 내 1,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합병법인의 2020년 1~9월 누적 매출액을 2조원대, 영업이익은 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매출 잠정치는 전년도보다 0.6% 줄어든 1조5626억원, 영업이익은 8.2% 늘어난 868억원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3사 합병 후 현대오토에버의 정 회장 지분율은 7.4%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망이 좋은 것도 사실이고, 합병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다만 내달 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안건 승인이나 4월 1일 예정된 합병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