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소식은 없고 내부 갈등만 고조

2021-01-24 17:34
새 주인 찾기 논의 난항…합의점 못 찾아
산은이 노조에 제시한 조건 미해결
1~2월 임금 유예 논의…'유동성 위기'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분 매각 절차와 자금 투입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달 말까지는 협상의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현재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매각을 논의 중이다. 협의체는 내부적으로 협상 시한을 지난 22일까지로 정했는데,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가 HAAH오토모티브에 경영권을 넘긴 뒤 주주로 남을지 등을 놓고 견해차가 커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현재 75%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일각에선 협상 결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법원에 기업회생과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법원이 ARS를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다음달 28일까지 보류된 상태다.

쌍용차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더욱 짙어졌고,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다. 

현재 상당수 협력사들은 쌍용차에 자재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현금 흐름이 나빠진 쌍용차는 지난 22일 제1 노조인 기업노조와 만나 1~2월 급여 유예를 논의했다.

애초 22일은 기업노조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노조에 요구한 쟁의행위 금지 등에 관한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 날이었다. 하지만 급여 유예 등이 결정되면서 노조는 입장을 보류한 상태다.

앞서 이 회장은 노조에 흑자 전환 전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으로 늘리기 등 2가지 조건을 쌍용차 노조에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노조가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 1원도 지원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쌍용차 노조는 파업금지 조건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단협 기한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소수 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지난 21일 직접 산은을 방문해 이 회장의 발언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의 깜깜이 교섭 방식도 비판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쌍용차의 위기는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쌍용차 경영진이 부실 경영한 결과"라며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