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예배했다는 이유로 폐쇄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

대면 예배를 강행해 폐쇄 조치된 부산 세계로교회가 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발해 대면 예배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급기야는 실내 예배당이 안 되면 야외 잔디밭에라도 모여 예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는 오늘(15일) 새벽 온라인 예배를 통해 교회 폐쇄가 부당하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손 목사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온라인 교육을 거론하며 대면 예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예배는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와 대체할 수 없다. 우리가 자녀들을 왜 학교에 보내냐. 온라인 공부해도 되는데 굳이 학교에 보내는 건 그만큼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모든 학교를 다 없애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또 비대면 온라인 예배에 대해서는 "교회에 갈 수 없는 특수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위해 당연히 허용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일부 인정했지만, "일반화시켜서 비대면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로교회는 대면 예배를 강행해 지자체로부터 7차례 고발당했다. 이후 운영 중단 명령에도 계속해 대면 예배를 강행했으며, 결국 지자체는 교회를 폐쇄 조치했다.

한편 세계로교회 측은 이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손 목사는 "이번 주에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즉시 예배당에 들어가서 예배드릴 것"이라며 "만약 결정이 늦어지거나 기각되면 교회 야외 잔디밭에서 예배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목사의 주장에는 허점이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교과 과정을 대체했지만 지금까지 그 어느 학교도 정부의 지침에 반발해 '등교 수업'을 강행한 적은 없다. 교육의 '전달 효과'가 일부 감소할 수는 있어도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 또한 학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반면 손 목사의 주장 속에는 대면 예배의 '전달 효과'에 대한 강조만 있을 뿐, 이를 위해 신도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에 대한 책임은 담겨있지 않다.

교육과 종교 활동을 동일 선상에 놓은 것 또한 '무리수'로 지적될 수 있다. 전자가 모든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라면, 후자는 어디까지나 신앙을 가진 이들의 권리에 국한된다.

18세기 말 영국의 벤담은 '공리주의'를 주장하며 "도덕이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세계로교회의 신도수는 3500명으로, 소위 중형 교회로 통한다. 교회로서는 결코 작지 않은 규모지만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0.0001%에도 못 미치는 '소수'다. 

다수라는 이유로 소수의 자유를 함부로 훼손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가 자유를 내세워 다수에 해를 가하는 것을 '도덕'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1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의 맹위 속에서 '신도이기에 앞서 국민'임을 상기하는 국가와 '국민이기에 앞서 신도'임을 주장하는 일부 교회와의 입장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