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최영장군과 암흑화폐

2021-01-13 16:24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고려 최영장군이 말했다지만, 이 말은 그만큼 황금을 보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는 어렵다는 뜻을 포함한다.

그런데, 진짜 요즘 황금을 돌같이 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최근 넉달 새 달러가치가 7%가량 떨어졌다. 그러면 인류의 대표 안전자산인 금이 지금쯤 웃고 있어야 한다. 한데 금값이 20%나 폭락했다. 황금을 머쓱하게 만들어놓고, 투자자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암호화폐 시장이다. 갑자기 투자가 몰려든 이곳은 즐거운 비명이다. 지난해에만 5배쯤 가치가 뛰었다. 넘쳐나는 유동성이 마치 물을 만난 듯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사들여왔다. 올해에도 이 시장은 커질 기세다. 영끌 빚투와 ‘패닉바잉’이 대세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암호화폐가 뭔가. 일종의 깜깜이, 말 그대로 '암흑화폐'다. 주식‧부동산보다도 예측 불가능하다. 투자는 이성이지만, 절제를 잃으면 투기가 된다.

투기는 본능의 춤이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것은, 황금만이 아니라, 재화나 자산의 과도한 증식에 혈안이 되기 쉬운 인간 마음을 경계한 것이다.

지금, 딱 맞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