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찾은 中 식음료株.. 상장 앞둔 기업도 수두룩

2021-01-14 00:30
지난해 中 증시서 마오타이·눙푸·진룽위·하이톈 '4水' 승승장구
習 내수확대 강조에 소비재 대표주 식음료주 올해도 강세 전망
라면·음료·빵집 줄줄이 자본시장 진출... '배부른 중국 증시'

“중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것은 빅데이터 같은 기술이 아니다. 그저 4병의 액체(水)다. 첫째는 진룽위(식용유), 둘째는 눙푸산취안(생수), 셋째와 넷째는 하이톈간장, 구이저우마오타이(바이주·白酒)다.”

중국 저명한 경제학자인 마광위안(馬光遠)이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한 글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 A주(본토증시)는 먹고 마시는 식·음료주 강세가 이어졌다. 올해도 식품업체들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국이 전략적으로 내수를 키우면서, 소비재주 강세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비상장 식·음료 기업들의 중국 증시 상장도 줄줄이 예고됐다.
 

[사진=눙푸산취안]

◆마오타이 2000위안 돌파하고, 눙푸 창업자 亞 최대 부호로… 식음료주 ‘전성시대'

지난해 중국 A주 시장에서 식·음료주 주가 상승폭은 어마어마했다. 중국 대표 ‘황제주’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이하 마오타이)와 하이톈미업(海天味業, 이하 하이톈)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페이스’ 눙푸산취안(農夫山泉, 이하 눙푸)와 진룽위(金龍魚) 주가 상승세도 거셌다.

일단 마오타이 주가는 지난 6일 상하이증시 사상 최초로 2000위안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여파로 960위안까지 떨어졌던 마오타이의 주가는 7월 1500위안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올초 2000위안 선까지 넘어선 것이다.

마오타이 시총은 지난해 말 이미 세계적인 명품업체 루이비통 그룹을 넘어섰고 13일 2조7000억 위안(약 459조원)을 돌파하면서 알리바바 시총도 넘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집밥족’이 늘면서 하이톈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이톈은 중국 대표 간장·조미료 기업인데, 지난해 실적이 급증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6% 늘었고, 순익은 19.2% 증가했다. 하이톈 시총은 6842억 위안인데, 이는 중국 '에너지 공룡' 시노펙 시총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9월 홍콩증시에 상장을 마친 생수업체 눙푸는 지난해 주가 상승폭이 120%에 달했다. 눙푸 창업자인 중산산 회장은 올 들어 자산이 917억 달러(약 100조400억원)로 불어나면서 전 세계 부호 6위에 올랐다. 기존의 6위인 버핏 회장(862억 달러)을 제친 것이다. 1996년 눙푸를 설립한 중 회장은 회사 지분 84%를 소유하고 있다.

식용유 업체 진룽위도 지난해 급등한 식음료주 중 하나다. 진룽위는 지난해 10월 선전거래소 창업판에 상장해 3개월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3배나 올랐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상승률은 각각 61.7%, 55.25%에 달한다. 올 들어 상승폭만 19%에 달한다.

◆"내수 강조한 쌍순환 전략에... 올해도 식음료주 강세 이어간다"

식·음료주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해 중국 당국이 전략적으로 내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베이징 중앙당교에서 열린 성부급 지도간부 회의에서도 초대형 규모의 국내 시장 건설과 내수·소비 확대를 주문했다. 내수를 늘리는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고 주민 소비를 확대하고 소비 수준을 높이라는 것이다.

이는 국내 대순환을 중심으로 한 쌍순환(雙循環) 발전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쌍순환은 내수 중심 국내 대순환과 수출 중심 국제 순환이 맞물려 돌아가는 새로운 경제 발전 개념이다.
중산층 증가로 소비성향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 시장이 연평균 6% 성장해 2030년 규모 13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각 증권사들이 소비가 수출·투자를 제치고 올해 중국 경제성장의 주력군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다.

중국 중신증권은 올해 소비 관련주를 유망 업종으로 꼽으면서 “식품, 주류 관련 업종을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진마이랑·둥펑음료 등 식음료 업체 연내 상장 예고 

식음료주의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관련 기업들도 줄줄이 기업공개(IPO) 출격을 예고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진마이랑(今麥郎)이다.

진마이랑은 설립된 지 27년 된 중국 대표 라면 업체다. 지난해 중국공상업연합회가 발표한 중국 500대 민영기업과 500대 민간제조업기업에 이름을 올릴 만큼 탄탄한 회사이기도 하다. 올해 상장을 예고한 중국 증시 대어급 IPO 중 하나다.

진마이랑의 지난 2019년 연간 매출은 200억 위안을 넘어섰고, 지난해 매출은 300억 위안을 돌파할 전망이다. 판센궈(范現國) 진마이랑 회장은 향후 진마이랑의 매출이 10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따르면 현재 진마이랑은 중신건투와 상장지도 계약을 맺고 IPO 초읽기에 나선 상황이다.

탄산음료 업체인 시안빙펑(西安冰峰)도 최근 공식적으로 상장 계획을 밝혔다. 산시증권감독 당국에 따르면 빙펑은 이미 화촹증권과 상장관련 협의를 마쳤으며, 올해 5월 31일 이전 IPO 신청서류를 제출하기로 했다.

빙펑은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안의 명물 탄산음료 업체다. 그런데도 2017~2019년 연간 매출은 각각 2억5100만 위안, 2억8400만 위안, 3억200만 위안으로 여전히 성장 중이다. 물론 이미 탄산음료 시장을 장악한 코카콜라나 펩시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는 한참 밀리는 수준이지만, 오랜 시간 업계를 지킨 만큼 상장 후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기능성 음료업체 둥펑음료(東鵬飮料)도 IPO를 적극 추진 중이다. 둥펑음료는 에너지드링크 둥펑터인(東鵬特飲)을 필두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식공모서에 따르면 둥펑음료의 지난 2018~2019년 매출은 각각 30억3800만 위안, 42억900만 위안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된 제과기업 이밍식품(一鳴食品)도 주목할 만하다. 이밍식품은 지난 12월 28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쳤다. 12일 종가 기준 주가는 공모가 대비 20% 가까이 상승한 20위안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