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가 사망하기 전 양모 장모씨의 학대로 유모차를 꽉 잡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돼 또다시 시민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12일 TV조선은 '[단독] 유모차를 쾅, 벌벌 떠는 정인이…학대 CCTV 영상 보니'라는 제목으로 학대 영상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엘리베이터 CCTV에 담긴 모습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장씨는 정인이가 탄 유모차를 발로 민다. 정인이는 놀란 듯 유모차 안전바를 꽉 잡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층에 도착하자 장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유모차를 강하게 앞뒤로 흔들기도 했다. 이때 안전바를 잡지 못한 정인이는 뒤로 넘어지고 다리가 위로 들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8월로 정인이가 숨지기 2개월 전이다. 이날 외에도 장씨는 정인이가 탄 유모차를 밀치거나 벽에 부딪히게 하는 등 꾸준히 학대를 해왔다. 

이 영상은 당시 CCTV를 확인한 정인이 양부 회사 직원이 경찰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씨의 첫 공판을 연다. 이날 법정에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씨도 함께 선다. 

이날 검찰은 장씨의 공소장을 살인죄로 변경하는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검찰이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가능성은 높다. 

법원은 사회적 관심을 고려해 중계 법정 3곳을 마련했고, 51명을 뽑는 재판 방청권 추첨에는 813명이 응모해 15.9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끔찍한 학대 끝에 사망했다. 첫째 딸에게 동성인 동생을 만들어주겠다고 지난해 2월 정인이를 입양한 장씨와 안씨 부부는 입양 한 달 뒤부터 학대를 시작했고, 사망 전까지 온몸은 멍으로 까맣게 변해 있었다. 팔다리 쇄골 골절은 물론 췌장이 절단돼 피와 고름이 쏟아져 나와 배가 부푼 상태였다. 

사망 당시 정인이를 본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 교수는 "췌장이 절단되는 것은 교통사고를 당한 수준이어야 한다"면서 응급실에서 크게 울었다는 양부모를 향해 "이게 학대고 살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는데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라고 생각했던 의료진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집 교사, 의사, 행인 등 세 차례에 걸친 아동학대 신고에도 양산경찰서,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홀트아동복지회 등은 가해 부부의 말만 믿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