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 영구정지하나...트럼프·이방카, 시위대 두둔 트윗 등 논란

2021-01-07 10:45
트럼프, 해산·귀가 촉구하면서도 시위대 치켜세우며 자극
트위터 "영구 정지할 수도"...페이스북·유튜브도 제재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향후 정지 조처했다.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자극해 사상 초유의 미국 의회의사당 점거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해당 시위대를 두둔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CNN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향후 12시간 동안 일시정지하고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와 폭력적인 내용을 포함한 메시지 등 자사 규정을 또다시 위반하고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realDonaldTrump' 계정을 영구 정지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정지 조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가 취해온 조치 중 가장 가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즐겨하기 때문이다. 
 
트위터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구글이 운영하는 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도 이날 시위대를 두둔하는 내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메시지, 영상 등을 삭제하고 더 강한 단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연설을 하며 시위대를 자극했고, 이후 시위대는 미국 의회의사당에 난입하며 폭력 점거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미국 상·하원의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합동회의를 진행 중이었으며, 시위대 난입 사태에 따라 의회는 긴급 휴회 후 약 4시간 동안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를 중단하도록 촉구하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관련 메시지를 올렸으나 사실상 시위대를 두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의 의회 난입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고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지칭하면서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고 악랄하게 사라졌기에 이런 일들이 사건들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폭력적인 의사당 점거를 정당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고,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폭력 사태를 공공연하게 용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규탄에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 금지, 우리는 '법과 질서'의 당에 속해있습니다(WE are the Party of Law & Order)"며 "평화롭게 있어달라(Stay peaceful!)"고 한 차례 더 트윗을 올리기도 했으며, '대선 사기' 주장을 고수하며 시위대의 귀가를 촉구하는 영상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 메시지는 현재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가짜뉴스와 관련한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완전히 삭제했으며, 지지자들이 관련 내용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에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표시하거나 리트윗을 통해 공유하는 활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트위터에 시위대의 해산을 촉구하면서도 이들을 "미국의 애국자들"이라 지칭하며 두둔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빚어지자 트윗을 스스로 삭제하기도 했다.
 
앞서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발언해 시위대를 선동했다.
 

6일(현지시간)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사진=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