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8차 당대회 '경제회복' 초점…대미·대남 메시지는 언제쯤?

2021-01-06 11:41
北 제8차 당대회 5일 개막…3~4일간 진행될 듯
8~9일 경제해법 등 당대회 주요내용 공개 전망
남북관계 개선·북미협상 재개 언급 여부 관심사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개막했다. 북한의 국가노선과 전략, 정책 수립 등 모든 국정운영의 방향이 결정되는 북한 최대 정치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당 대회에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이 주요 의제로 승인돼 토의·논의될 예정이다.

제8차 당 대회는 김 위원장 공식집권 이후 두 번째이자,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다. 또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과 ‘외교통(通)’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전에 이뤄지는 북한 정치행사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 정권 교체 등 각종 변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6일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명 매체는 당 대회 개최 소식과 김 위원장의 개회사·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전하며,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가 계속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제8차 당 대회는 과거 제7차 당 대회와 비슷한 양상으로 3~4일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일부 역시 제7차 당 대회 사례를 예로 들며 이번 당 대회가 3~4일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7차 당 대회는 나흘간 이어진 뒤 닷새째에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북한 보도 특성을 고려해 제8차 당 대회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과 김 위원장의 주요 메시지는 오는 8일 또는 9일 정도에 공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개막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당 대회 최대 관심사, 김정은 대남·대미 메시지는?

전날 김 위원장의 개회사는 ‘경제회복’에 초점이 맞춰졌고, 대남(對南)·대미(對美) 등 대외적 메시지는 없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사업총화 보고에서 조국통일위업과 대외관계 진전을 언급한 만큼 이번 당 대회에서 새로운 통일 방안과 관련된 대남 메시지와 북·미 비핵화 협상 등 북·미관계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이번 당 대회가 한반도 평화 및 남북 관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당 대회 개최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로 대외 메시지 발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미국의 새로운 정권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출범 전이고, 대북정책 기조도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현지시간 기준 1월 20일) 보름가량을 앞두고 제8차 당 대회를 소집한 것을 두고 북한이 북미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라고 해석한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김 위원장의 대미정책을 발표하고, 바이든 당선인이 이를 수용하도록 압박한다는 구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이 자칫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잘못 해석해 과거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함에 따라 이번 당 대회에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을 거란 주장도 존재한다.

북한의 어려운 내부 상황을 극복하기에도 힘든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바이든 당선인의 속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강경한 대미 메시지를 내놓기에는 부담일 거란 해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에 새해맞이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北 ‘경제 새판짜기’ 돌입…김정은式 경제 해법은?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2016~2020년) 전략 목표 달성 실패를 재차 인정하며 북한 내부 문제 해결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여 새로운 경제난 해법이 등장할지에 눈길이 쏠린다.

그는 결합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아픈 교훈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제재 장기화 등 대외적 환경을 실패의 원인으로 돌리기보다는 북한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유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을 당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하며 외세의 공격을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부에서 원인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특히 그대로 방치해두면 더 큰 장애로, 걸림돌로 되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한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번 당 대회는 이런 배짱과 신념을 바탕으로 하여 열렸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 위원장 스스로가 북한 사회 내부의 문제점들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면한 최대 난제는 경제난이고, 또한 인민들의 믿음과 기대에 반드시 보답하는 길이 인민 생활 향상이기 때문에 경제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래서 새롭게 제시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내용이 가장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업그레이드된 자력갱생 전략과 정면돌파 전략이 제시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