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백신 사고... 접종 후 사망·미승인 논란 등 각국 골머리
2021-01-05 14: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세계 각지에서 이뤄지는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관련 사망 사고, 미승인 백신 투여 등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도 백신 제조사, 3일만에 '초 스피드' 승인... 안전성 의혹 여전
5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제약사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크리슈나 엘라 회장은 전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코백신은 200%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코백신은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인도 보건 당국으로부터 단 3일만에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코백신은 현재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아직 예방효과가 공개되지 않아 당국의 승인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었다.
졸속 승인 논란에 대해 엘라 회장은 코백신이 타 백신에 비해 부작용의 위험성이 낮다고 주장하며 "인도 회사의 제품이라는 이유로 세계 모든 사람으로부터 표적이 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어 "1주일만 시간을 주면 확실한 데이터를 내놓겠다"며 "마지막 단계 임상의 효능 데이터도 3월이면 확보된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코백신은 올해 7억 도스(1도스=1회 접종분)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엘라 회장에 따르면 현재 2천만 도스가 생산된 상태로 알려진다.
"기저질환도 없었는데..." 포르투갈 백신 투여자 이틀 뒤 사망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포르투갈 레지던트에 따르면 북부 도시 포르투에 위치한 포르투갈 종양학연구소 소아과에 근무하는 41세 간호사가 지난달 30일 백신을 맞았으나, 이틀 뒤인 새해 첫날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숨진 간호사는 전날 두 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으며, 건강 상태도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다고 한다.
접종을 실시한 병원 측은 “백신 접종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백신 후유증에 대해 통보받지 못했다”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과 30일에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70대, 80대 남성 두 명이 연달아 숨진 데 이어 또 다시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에서의 사망자 2명은 모두 고령의 기저질환자였으며, 이번에 숨진 포르투갈 간호사는 어떤 기저질환도 없는 '멀쩡한 사람'이었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아울러 이번 사례는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각하, 그 백신 어디서 구하셨나요" 미승인 백신 논란에 휩싸인 필리핀 대통령
필리핀에서는 '미승인 백신' 접종으로 정치계가 들썩이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로드리고 두테르데' 필리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현재 필리핀 대통령 경호단은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현재까지 어떠한 코로나19 백신도 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달 말 "군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의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히면서 '미승인 백신 접종'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점화되기 시작했다.
이어 에두아르도 아노 내무부 장관도 "일부 각료와 대통령 경호단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으며,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도 경호단의 백신 접종을 인정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4일 밤 TV 연설을 통해 "경호단이 미승인 백신을 접종한 것은 자기 보호의 문제"라고 옹호하면서, 경호단을 의회에 출석시켜 증언을 하도록 강요하는 필리핀 상원을 향해 "약간의 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경호단장인 듀란테 준장에게는 의회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측근들을 주축으로 미승인 백신의 '밀반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에 관련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국(FDA)이 관세청과 함께 미승인 백신의 밀반입 경로 추적에 나섰으며, 국가조사국과 군 당국도 관련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