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대한류 시대가 온다] ⑥ 한국의 LNG선, 30년 넘게 글로벌 기술력 1위 입증
2021-01-05 00:20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일군 한국의 경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OECD는 "한국은 효과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로 OECD 회원국 중 성장률이 가장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했다. 미국(3.2%), 일본(2.3%), 독일(2.8%), 프랑스(6%), 영국(4.2%) 등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치지만, 이들 국가의 고성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3~11% 역성장한 데 대한 반동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방역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파고인 'K-WAVE'를 전 세계에 파급시킬 채비를 마쳤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스마트폰, 소재·부품·장비(소부장)라는 3대 효자 산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가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합류한다. 조선, 건설기술도 경기가 풀리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진단키트 등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게임, 영화,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FN+지급결제, MTS, 공정거래법+전자세정 등 한국의 앞선 디지털 환경도 널리 파급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역들을 집중 조망하기 위해 'K-WAVE가 온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반도체
②스마트폰
③수소차
④소재‧부품‧장비
⑤5G
⑥조선
⑦진단키트
⑧게임
⑨푸드
⑩건설기술
⑪마이크로FN+지급결제
⑫MTS
⑬공정거래법+전자세정
⑭영화
⑮K-POP
⑯전문가 인터뷰<끝>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된 글로벌 조선 시장을 이끌어온 국내 조선 3사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이 올해도 업계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배의 선체와 화물창을 하나로 통합한 멤브레인 형태의 LNG선 제조 기술력으로 다른 국가가 추격하기 어려운 기술력 차이를 구축한 덕분이다. 아울러 앞으로는 친환경 규제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LNG선에 친환경·고효율 선박 건조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선주들에게 기술 초격차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4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는 지난해 9월을 제외한 하반기 전체 기간 동안 글로벌 발주량의 60% 이상을 수주하면서 글로벌 조선 순위 1위를 지켰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 LNG선 수주를 독점하다시피 한 결과다.
특히 지난해 10~11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LNG선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는 사이에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그야말로 시장을 싹쓸이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조선사와 해외 기업의 기술력 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LNG선은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비석유계 LNG를 운반하는 선박을 의미한다. LNG는 한 번에 많은 양을 운반하기 위해 거의 100% 액화시켜 운반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고압과 극저온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이 경우 일반 금속은 쉽게 깨진다.
결국 LNG선은 화물창을 특별한 강철로 만들어야 하며, 저온 유지를 위해 냉동장치와 보온설비도 갖춰야 한다. 애초에 높은 기술력 없이는 건조하기 쉽지 않은 선박인 것이다.
이 같은 LNG선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이 주름잡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국내 업체의 '디테일'에 판세가 뒤집혔다. 당시 일본은 선체에 공 모양의 LNG 화물창 수 개를 실어놓은 형태인 '모스' 타입의 LNG선을 제조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소들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해 일본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선주들은 모스 타입보다 적재 용량이 통상 40%가량 늘어난 멤브레인을 선호한 덕에 국내 조선 3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명실공히 글로벌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그 이후 자연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100% 다시 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 등을 꾸준히 개발해 왔기에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2015년까지도 모스형을 고집하다 멤브레인형 건조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위치까지 전락했다"며 "일본은 2016년 이후 대형 LNG선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대표 선사인 NYK가 LNG선 3척을 일본 조선사가 아닌 현대중공업에 발주하기도 했다. 글로벌 조선업계는 국내 조선사와 일본 조선사의 기술 격차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례로 해당 발주를 꼽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보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국내 조선사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LNG선의 안전성·신뢰성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LNG선은 고압·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며 장기간 항해 도중 온도가 조금만 상승해도 기화현상에 따른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선주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기술력이 검증된 조선사를 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 2018년 중국 조선사가 만든 LNG선 '글래스스톤' 호는 호주 인근 바다 위에서 멈춰서서 3개월 이상 수리를 해야 했던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 왕좌에 앉은 국내 조선사도 처음부터 LNG선 건조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국내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이 숨어 있다.
우리 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많은 규모의 LNG를 수입하는 나라로 꼽힌다. 2018년 말 기준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에 달한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는 단일 기관으로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하는 기관으로 꼽힌다.
LNG시장에서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의 영향력은 국내 조선사에 LNG선 건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 국내 조선사가 LNG선을 최초로 건조한 것은 가스공사가 수입한 LNG를 장기 운송계약한 선주가 국내 조선소에 LNG선 건조를 발주한 덕분이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가 최초로 건조한 LNG선 '유토피아'를 시작으로 이후 40년 가까이 LNG선 건조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유토피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해준 덕에 신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부터 글로벌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글로벌 조선 시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중반 찾아왔던 슈퍼사이클이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실제 국내외 산업연구기관에서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연구소는 지난해 부진했던 글로벌 선박 발주와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3000만 CGT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지난해 잠정 전망치인 1420만 CGT는 물론 2018년 2860만 CGT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발주액은 710억 달러로, 2018년 792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1000만 CGT로, 글로벌 발주량의 33.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액은 전체 발주액의 31.69%인 225억 달러로 예측됐다.
클락슨리서치도 올해 글로벌 발주량을 3000만 CGT, 발주액을 710억 달러로 전망했다. 클락슨리서치는 국가별 세부 실적까지는 전망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1위인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에도 큰 호황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슈퍼사이클까지는 무리더라도 국내 조선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LNG선 발주는 이보다 더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로 LNG 수요가 늘어나는 덕이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이 호황을 맞이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또한 선박에도 친환경 규제가 도입되면서 LNG선(운반선)뿐 아니라 LNG를 연료로 움직이는 LNG 연료선 관련 일감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초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는 선박연료유 황산화물 함량규제(IMO2020)를 도입했다. 내년부터는 어선이나 연안여객선 등 내항선도 선박연료유 관련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아울러 올해 IMO는 에너지효율 계산지침(EEXI) 규제 도입을 2023년으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EXI 규제는 선박의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2008년 배출량의 평균보다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 줄이는 해상 환경규제다. EEXI 규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석유연료 추진선 대부분이 LNG 등 가스연료 추진선으로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규제의 영향으로 친환경·스마트 선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LNG 관련 선박 건조 경험을 축적해온 국내 조선사에 유리한 움직임이다. 실제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10월까지 수주한 선박의 45%가 LNG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선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 등으로 노후 선박에 대한 교체 주기가 빨라진다면 현재 글로벌 1위인 국내 조선사에 호재"라며 "특히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가진 LNG선 및 친환경고효율 선박을 찾는 선주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조선사도 LNG선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더 넓은 영역에서 선박 건조 기술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임박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스마트·자율주행 선박에 대한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파고인 'K-WAVE'를 전 세계에 파급시킬 채비를 마쳤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스마트폰, 소재·부품·장비(소부장)라는 3대 효자 산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가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합류한다. 조선, 건설기술도 경기가 풀리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진단키트 등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게임, 영화,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FN+지급결제, MTS, 공정거래법+전자세정 등 한국의 앞선 디지털 환경도 널리 파급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역들을 집중 조망하기 위해 'K-WAVE가 온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반도체
②스마트폰
③수소차
④소재‧부품‧장비
⑤5G
⑦진단키트
⑧게임
⑨푸드
⑩건설기술
⑪마이크로FN+지급결제
⑫MTS
⑬공정거래법+전자세정
⑭영화
⑮K-POP
⑯전문가 인터뷰<끝>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된 글로벌 조선 시장을 이끌어온 국내 조선 3사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이 올해도 업계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배의 선체와 화물창을 하나로 통합한 멤브레인 형태의 LNG선 제조 기술력으로 다른 국가가 추격하기 어려운 기술력 차이를 구축한 덕분이다. 아울러 앞으로는 친환경 규제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LNG선에 친환경·고효율 선박 건조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선주들에게 기술 초격차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4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는 지난해 9월을 제외한 하반기 전체 기간 동안 글로벌 발주량의 60% 이상을 수주하면서 글로벌 조선 순위 1위를 지켰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 LNG선 수주를 독점하다시피 한 결과다.
특히 지난해 10~11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LNG선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는 사이에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그야말로 시장을 싹쓸이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조선사와 해외 기업의 기술력 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LNG선은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비석유계 LNG를 운반하는 선박을 의미한다. LNG는 한 번에 많은 양을 운반하기 위해 거의 100% 액화시켜 운반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고압과 극저온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이 경우 일반 금속은 쉽게 깨진다.
결국 LNG선은 화물창을 특별한 강철로 만들어야 하며, 저온 유지를 위해 냉동장치와 보온설비도 갖춰야 한다. 애초에 높은 기술력 없이는 건조하기 쉽지 않은 선박인 것이다.
이 같은 LNG선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이 주름잡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국내 업체의 '디테일'에 판세가 뒤집혔다. 당시 일본은 선체에 공 모양의 LNG 화물창 수 개를 실어놓은 형태인 '모스' 타입의 LNG선을 제조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소들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해 일본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선주들은 모스 타입보다 적재 용량이 통상 40%가량 늘어난 멤브레인을 선호한 덕에 국내 조선 3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명실공히 글로벌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그 이후 자연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100% 다시 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 등을 꾸준히 개발해 왔기에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2015년까지도 모스형을 고집하다 멤브레인형 건조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위치까지 전락했다"며 "일본은 2016년 이후 대형 LNG선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대표 선사인 NYK가 LNG선 3척을 일본 조선사가 아닌 현대중공업에 발주하기도 했다. 글로벌 조선업계는 국내 조선사와 일본 조선사의 기술 격차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례로 해당 발주를 꼽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보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국내 조선사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LNG선의 안전성·신뢰성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LNG선은 고압·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며 장기간 항해 도중 온도가 조금만 상승해도 기화현상에 따른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선주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기술력이 검증된 조선사를 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 2018년 중국 조선사가 만든 LNG선 '글래스스톤' 호는 호주 인근 바다 위에서 멈춰서서 3개월 이상 수리를 해야 했던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 왕좌에 앉은 국내 조선사도 처음부터 LNG선 건조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국내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이 숨어 있다.
우리 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많은 규모의 LNG를 수입하는 나라로 꼽힌다. 2018년 말 기준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에 달한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는 단일 기관으로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하는 기관으로 꼽힌다.
LNG시장에서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의 영향력은 국내 조선사에 LNG선 건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 국내 조선사가 LNG선을 최초로 건조한 것은 가스공사가 수입한 LNG를 장기 운송계약한 선주가 국내 조선소에 LNG선 건조를 발주한 덕분이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가 최초로 건조한 LNG선 '유토피아'를 시작으로 이후 40년 가까이 LNG선 건조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유토피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해준 덕에 신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부터 글로벌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글로벌 조선 시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중반 찾아왔던 슈퍼사이클이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실제 국내외 산업연구기관에서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연구소는 지난해 부진했던 글로벌 선박 발주와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3000만 CGT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지난해 잠정 전망치인 1420만 CGT는 물론 2018년 2860만 CGT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발주액은 710억 달러로, 2018년 792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1000만 CGT로, 글로벌 발주량의 33.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액은 전체 발주액의 31.69%인 225억 달러로 예측됐다.
클락슨리서치도 올해 글로벌 발주량을 3000만 CGT, 발주액을 710억 달러로 전망했다. 클락슨리서치는 국가별 세부 실적까지는 전망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1위인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에도 큰 호황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슈퍼사이클까지는 무리더라도 국내 조선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LNG선 발주는 이보다 더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로 LNG 수요가 늘어나는 덕이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이 호황을 맞이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또한 선박에도 친환경 규제가 도입되면서 LNG선(운반선)뿐 아니라 LNG를 연료로 움직이는 LNG 연료선 관련 일감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초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는 선박연료유 황산화물 함량규제(IMO2020)를 도입했다. 내년부터는 어선이나 연안여객선 등 내항선도 선박연료유 관련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아울러 올해 IMO는 에너지효율 계산지침(EEXI) 규제 도입을 2023년으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EXI 규제는 선박의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2008년 배출량의 평균보다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 줄이는 해상 환경규제다. EEXI 규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석유연료 추진선 대부분이 LNG 등 가스연료 추진선으로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규제의 영향으로 친환경·스마트 선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LNG 관련 선박 건조 경험을 축적해온 국내 조선사에 유리한 움직임이다. 실제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10월까지 수주한 선박의 45%가 LNG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선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 등으로 노후 선박에 대한 교체 주기가 빨라진다면 현재 글로벌 1위인 국내 조선사에 호재"라며 "특히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가진 LNG선 및 친환경고효율 선박을 찾는 선주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조선사도 LNG선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더 넓은 영역에서 선박 건조 기술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임박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스마트·자율주행 선박에 대한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