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청년, 장기 실업자 등은 1인당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최대 300만원의 정부 구직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국민취업지원제도, 이른바 '한국형 실업부조'를 통해서다.

다만, 직장을 잃었다고 모두 구직수당을 받는 것은 아니다. 월평균 총소득이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여야 하고, 재산은 3억원 이하여야 한다. 또 최근 2년 내 100일이나 800시간 이상 일을 했다는 점도 증명해야 한다. 국민취업지원제를 신청하기 전에 매달 평균 소득이 얼마인지, 취업 경험이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2년간 석 달여 일한 사람에게조차 정부 예산으로 수당을 준다는 점에서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취업 활동에 나서기보다 구직촉진수당만 반복적으로 신청해 받으려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급 과정에 일정한 제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구직촉진수당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28일부터 일자리 포털 '워크넷'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 온라인 전산망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자는 온라인으로 지원 대상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구직촉진수당 자격··· 중위소득의 50% 이하·재산 3억원 이하

국민취업지원제도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미취업 청년과 저소득 구직자, 경력 단절 여성,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등에게 1인당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신청은 28일부터 가능하고, 제도 시행은 내년 1월 1일부터다. 구직촉진수당을 받으려면 소득, 재산, 취업 경험 등 여러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수급 대상자는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50% 이하여야 한다. 내년 1인 가구 기준으로 보면 약 91만원, 2인 가구 154만원, 3인 가구 199만원, 4인 가구 244만원 이하에 해당해야 한다. 여기서 가구 소득은 신청인과 주민등록등본상 배우자, 부모, 자녀의 소득을 합산해 계산한다.

정부가 중위소득 기준을 둔 것은 저소득 구직자를 집중 지원하기 위해서다.

다만, 청년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취업난 등을 고려해 구직촉진수당 지급을 위한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120% 이하로 완화했다. 18∼34세 청년은 1인 가구 기준 약 219만원, 2인 가구 371만원, 3인 가구 478만원, 4인 가구 585만원 이하면 신청 가능하다.

또 가구 재산의 합산액은 3억원 이하여야 한다. 재산은 토지, 건축물, 주택을 기본으로 분양권, 자동차 등도 포함한다. 지역별 생활 비용 등을 고려해 일부 금액을 공제할 수 있다.

최근 2년 안에 100일 또는 800시간 이상 취업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정부 수당만 받으려는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해서인데, 3개월여 취업 기간이 지원 혜택을 주기엔 너무 짧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근로 일수와 시간 산정이 어려운 특고 종사자 등은 최근 2년 내 소득이 684만원 이상이면 취업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청년과 경력 단절 여성은 2년 내 취업 경험이 없더라도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하면 구직촉진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심사를 통해 청년 10만명, 경력 단절 여성 등 비경제활동인구 5만명 등 총 15만명을 선발해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내년 구직촉진수당 지급 대상은 모두 40만명이다.

신청자 중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의 50%를 넘는 사람은 구직촉진수당을 받지는 못하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 '2 유형'의 지원 대상은 될 수 있다. 이는 기존 취업성공패키지를 국민취업지원제도에 통합한 것으로, 취업 지원 서비스와 함께 구직활동 비용의 일부를 지급한다.

2 유형에 참여하려면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에 해당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1인 가구 기준 약 183만원, 2인 가구 309만원, 3인 가구 398만원, 4인 가구 488만원 이하여야 한다. 청년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2 유형 참여가 가능하다.
  ◆구직촉진수당 28일부터 온라인 신청··· 내년 1월 중 지급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일자리 포털 '워크넷'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 온라인 전산망에서 신청하면 된다. 온라인 사전 신청은 28일부터, 오프라인 신청은 내년 1월 1일부터 관할 고용센터에서 할 수 있다. 신청자는 온라인으로 지원 대상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수급자로 선정되면 고용센터에서 상담을 거쳐 구직활동 계획을 세우고 구직촉진수당 지급 신청서를 제출한다. 수당은 신청서 제출 이후 14일 내로 지급한다.

고용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인 점을 고려해 구직촉진수당 지급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라며 "소득·재산 조사 등 행정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이르면 내년 1월 중 구직촉진수당이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직촉진수당 받으려면 구직활동 의무··· 수당만 반복 신청 '도덕적 해이' 지적

수급자로 선정되면 고용센터에서 상담 후 구직활동 계획을 세우고, 구직촉진수당 지급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수급자는 구직활동 계획에 따라 직업훈련·일경험 프로그램 등 구직활동 의무를 이행해야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구직촉진수당은 1인당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한다.

다만, 특수고용직 등 계약 특성에 따라 구직활동이 다양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구직활동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창업 관련 시장조사·교육 등 '창업 준비활동'과 시설·장비 유지 및 보수 활동 등 '전문성 향상 활동' 등은 구직활동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 기간 수급자가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으면 수당 지급을 중단한다. 구직수당을 받은 사람은 3년 이내에 다시 받을 수 없다. 부정행위로 인해 수급 자격이 취소된 사람은 5년간 신청이 제한된다.

구직촉진수당을 받고 취·창업에 성공한 사람은 취·창업 기간에 따라 재수급 제한 기간이 1년까지 단축된다.

구직촉진수당 수급자가 취·창업에 성공하면 수당 지급은 중단되지만, 1인당 150만원씩 취업 성공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취업 성공 수당은 근속 기간이 6개월일 때 50만원을 지급하고 1년이 되면 추가로 100만원을 지급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되면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처럼 고용보험과 실업부조를 양대 축으로 하는 중층적 고용 안전망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안전망 확대는 필요하지만 부정수급과 함께 재정 건전성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며 "구직자 비용 부담 등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막을 섬세한 제도 설계와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