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트럼프 성탄선물' 기대감 속 소폭 상승...25일 일제히 휴장

2020-12-25 08:26
트럼프 "개인 재난지원금 $600→$2000 늘려라" 요구에 기대감↑
영-EU 브렉시트 협상 타결도 호재...25일 전체 시장 일제히 '휴장'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의 추가 부양책 규모 확대 여부를 기다리며 소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의회를 통과한 부양법안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규모를 키워 다시 가져오라 요구한 탓이다. 부양책 시행 지연은 악재지만, 소규모에서 대규모로의 전환은 호재이기에 시장은 은근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EU 탈퇴) 협상 타결 소식도 투자심리에 보다 활기를 불러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0.04p(0.23%) 상승한 3만199.87에 마감했다. 같은 날 S&P500지수는 13.05p(0.35%) 오른 3703.0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3.62p(0.26%) 높아진 1만2804.73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이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오후 1시 조기 폐장한 데 이어, 성탄절 당일인 25일에는 휴장하면서 이번 주간 거래를 모두 마쳤다.

한 주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와 0.4% 상승했으며, S&P500지수는 미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연말 차익 실현 행렬로 0.2%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주 1.6% 오른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8주 연속 상승해 2019년 2월 이후 최장기 주간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한 주 간 다우지수 추이.[자료=시황페이지]


성탄절 연휴 조기 마감을 앞두고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던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국의 추가 재정부양 법안 추이에 주의를 기울였다.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방수권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연방정부 내년도 예산안도 거부할 가능성을 시사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상·하원 의회를 통과한 8920억달러(약 987조원) 규모의 제5차 코로나19 부양법안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22일 트위터에 기습적으로 공개한 연설 영상에서 민주·공화 양당이 1인당 600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재난지원금이 너무 적다면서, 2000달러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공화당은 당황한 반면, 그간 더 큰 규모의 재정부양책을 주장해왔던 민주당은 오히려 의외의 호재를 맞은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민주당 측은 하원에서 재난지원금 액수를 1인당 2000달러로 높여 총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새 부양법안을 발의했지만,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결국 법안 통과를 저지했다.

부양책 시행이 늦어질 수록 미국의 코로나 3차 유행세로 인한 경제 지표 악화는 불가피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은 서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부양책 시행 지연에 따른 여파에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애덤 크리사풀리 바이탈놀리지 설립자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실제 행사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에 시장은 트럼프의 어깃장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1월20일 취임 후 서명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체리 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로이터에서 "부양책이 어떻게 나올지 불분명하고 정부 셧다운(일시 운영 중단) 우려도 커지면서 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부양책은 결국 나오겠지만 바이든의 취임까지 지연할지, 아니면 며칠 안에 추가 협상이 가능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의회가 규모를 늘려 대규모 부양책을 빠른 시일 안에 시행할 수 있다면 이는 오히려 그간 시장이 원했던 부분이기에, 정책 불안감에도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이날 장기간 시장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던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일) 리스크도 해소해,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영국과 EU는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 3월 미래관계 협상에 착수한 지 9개월 만으로 오는 31일 밤 11시까지인 전환기간 종료를 일주일여 앞두고 극적인 합의를 냈다.

이날 합의는 EU와 영국 의회에서 각각 비준하고 EU 회원국들의 승인도 받아야 하지만, 양측 모두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는 것이 우선인 만큼 전망은 낙관적이다.

연내 미국의 5차 부양책과 영국·EU의 브렉시트 합의가 마무리한다면, 장기적인 불확실성이 확실하게 잠재워지기에 연초 투자심리는 더욱 고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가렛 멜슨 나티식스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장기에 집중하고 단기 소음은 무시하고 있어, 현재 각종 뉴스에 대한 시장 반응은 비교적 잠잠하다" 진단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반독점 수사 표적이 된 알리바바그룹의 경우 이날 주가가 13%나 급락했으며, 장중에는 18%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반면, 애플은 로이터의 자동차 사업 진출 임박 보도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며 이날도 0.77% 상승했다.

변동성 역시 안정적인 상태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21.57을 기록했다. 장 마감 즈음 7.68%나 가라앉았다.
 
유럽증시, 조기 마감 탓 혼조세...유가·급 소폭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는 영국과 EU의 미래관계 타결을 기다리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조기 마감하며 대체로 협상 타결 호재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 상승한 6502.11로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도 0.1% 오른 3543.28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성탄절 연휴 관계로 개장하지 않았고,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1% 내린 5522.01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브렉시트 협상 타결과 미국 원유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했다. 전주 미국 원유 재고는 56만2000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0.11달러(0.23%) 상승한 배럴당 48.23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이번 주 초 이틀 연속 2%대로 급락한 후 이틀간 반등했다. 다만, 전주와 비교했을 때 한 주간 1.8% 하락해 7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33%(0.13달러) 상승한 51.37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도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27%(5.1달러) 오른 188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성탄절 당일인 25일에는 유럽 주요국 증시와 원유 시장, 금 선물 거래도 모두 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