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이' 코로나 'B117', 정말로 위험할까?…각종 說·說·說
2020-12-23 18:19
변종 아닌 '변이' 바이러스...오류 정보로 지나친 공포감 조성 금물
전파력 '70%' 급증, 검증 어려워...英·WHO, 의도적 겁주기 가능성
전파력 '70%' 급증, 검증 어려워...英·WHO, 의도적 겁주기 가능성
영국에서 발생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 봄 1차 유행 당시에도 시행하지 않았던 '4단계' 봉쇄에 돌입했고, 주변 유럽 국가들은 물론 홍콩과 일본, 인도까지도 영국을 상대로 '여행 금지' 혹은 이에 준하는 강력 조처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하고 정확한 정보가 여전히 부족한 탓에 세계가 실제 감염 확산 차당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과도한 공포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종 아닌 '변이'...오류 정보·지나친 공포감은 금물
면역학자인 빈센트 라카니엘로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보고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B.1.1.7'를 소개하는 정보에 오류가 섞여있다고 지적하고 전 세계가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며 지나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영상에서 "인간과 동·식물,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전체(게놈)는 언제나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면서 "지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과정이 새로운 종(Strain)으로 분화(변종)했다는 결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카니엘로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조차도 '코로나19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다'(The Coronavirus is mutating)는 제목의 20일자 기사에서 B.1.1.7을 '전염력이 더 높은 새로운 변종'이라고 소개했다면서 관련 보도들이 변이(variation)와 돌연변이(mutation), 변종(variant)의 개념을 뒤섞어 쓰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변이란 동일한 종 안에서 DNA나 RNA 등 유전자가 기본 조합 구조를 유지한 채 유전자의 삽입·탈락·재배열 등이 일어나는 변화를 가리킨다. 변이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돌연변이는 다시 변종을 불러올 순 있지만, 이는 수세대에 걸쳐 오랜 시간 동안 발생하는 변화다.
분류상 '외가닥(single-stranded) RNA 바이러스'에 속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염 과정에서 쉽게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코로나19는 작년 12월 첫 보고 이후 25개의 돌연변이체가 발견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월 유럽에서 변이한 것으로 알려진 'D614G'와 올 여름 스페인에서 처음 보고한 'A222V'다. 이들 모두 무증상 감염 사례를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NYT의 해당 보도 역시 전문가를 인용해 "코로나19가 백신에 대한 내성을 갖고 면역 체계를 무력화할 만큼 '진화'하려면 몇 달도 아닌 몇 년이 걸린다"면서 "주의를 요구하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내고 있다.
[출처=유튜브/Vincent Racaniello]
전파력 70% 급증, 과학적 검증 안돼...방역 통제 급한 英·WHO의 '전략적 겁주기'?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8일 B.1.1.7의 존재를 처음 발표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에릭 볼츠 박사는 기존 원형에서 17개의 부분이 변이했다고 밝혔다.
볼츠 박사는 변이한 부분 중에서도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 부분(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 변한 'N501Y 돌연변이체'에 주목했다. 해당 돌연변이가 코로나19의 전파력을 극대화하면서 전염성이 종전보다 70%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근거로 'B.1.1.7가 검출된 감염자 검체에서 나온 바이러스의 양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많아졌다'면서 '변이에 의해 바이러스(RNA) 복제량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분석 결과도 논란이 일고 있다. 돌연변이로 전파력이 커졌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70%라는 수치의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라카니엘로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검사가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정량적으로 채취하진 않는다"면서 이를 비교한 결과를 '과학적'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 영국에서 B.1.1.7에 감염된 '슈퍼 전파자'가 등장해 전염이 만연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간 유전학 분야의 대가 중 하나로 꼽히는 카우리 스테판슨 디코드 제네틱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20일 아이슬란드 국영방송 RUV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있어 극적인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면서 "전염력의 차이가 있다면 아주 작은 차이일 뿐"이라고 말해 이와 유사한 문제를 제기했다.
디코드 제네틱스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각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염기서열을 감시하고 있는데, 관련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영국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대규모 확산이 우려되는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방역 통제력을 잃은 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변이 바이러스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경계감을 심어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면서도 "여행 금지와 같은 과도한 조치는 필요하지 않지만, 방역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명한 징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변이 코로나19가 이제 막 출시하기 시작한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22일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바이오엔테크·모더나·큐어백 등 주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를 인용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관련 검증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특히,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CEO는 만약에라도 자사의 기존 백신이 변이체에 효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6주 안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