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의 新아방강역고-10] 정약용이 옳았다! 고려에 나라 바치겠다는 철리국의 위치

2020-12-24 07:00
'고려는 황제국' 스모킹건<6>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

11세기 고려는 동아시아 최강제국 스모킹건 11개 한자(漢字)
“鐵利國遣使, 表請歸附如舊"

∙ 철리국에서 사신을 보내 예전처럼 귀부(1)*할 것을 청하는 표문(表文)(2)*을 올렸다. -
『고려사』 세가 13권 1021년(현종12년) 3월 18일 기사 ‘鐵利國遣使, 表請歸附如舊’

이제까지 한국인으로서 철리국의 위치를 추정한 학자는 조선 후기 1811년에 다산 정약용이 거의 유일하다.

대한민국 국사편찬위원회는 한국과 중국의 정사(正史)의 기록은 ‘주장’, 정약용의 학설은 ‘억측(臆測)’이라고 쓰는 반면, 일제강점기 일본학자들의 억측 또는 가설은 ‘비정(比定)’이라고 쓰고 있다. 비정은 비교하여 추정함이라는 뜻으로, 일본 사학계에서는 거의 확인이라는 의미와 근접하게 쓰이는 단어다.

철리국 위치에 관해 일제강점기 일본학자들의 가설들을 ‘비정’으로 격상시킨 소개와 해설만 있을 뿐이다. 해방 후 지금까지 대한민국 학자가 독자적인 견해를 밝힌 선행연구는 찾을 수 없다.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변조하고, 정약용의 '비정'을 ‘억측’이라는 국사편찬위원회

[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다음은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철리국’ 주석에서 발견한 다섯 가지 학설이다.

1. 철리국은 송화강의 지류인 토문강圖們江北 북쪽 싱카이호(興凱湖南)(3)* 이남설 -정약용, 『아방강역고』5권 「발해고」

국사편찬위원회는 “정약용은 송나라의 철리왕자가 마와 포를 조공한 기사를 인용해 두만강 북과 싱카이호 남쪽으로 억측했다"(4)*라고 주석을 달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아방강역고』의 송화강 지류인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변조하는 것도 모자라 정약용의 학설을 억측이라고 적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도대체 어느 나라 국사편찬위원회인가?

2. 헤이룽장강과 우수리강이 합류하는 교차지역 (토리야마기치 鳥山喜一, 『渤海史考』,1913, 294쪽) 두만강에서 가장 먼 지역으로 비정했다.

3. 송화강과 무단장(牧丹江)합류지점설 (쓰다 소키치 津田左右吉, 「遼の遼東經略」,1916 282~285쪽)비정했다.

4. 하얼빈 인근설 (이케 히로시 池內宏, 「鐵利考」 1933, 43~53쪽) 비정했다.

5.송화강 하류유역의 이란(依蘭)현 근처 (오가와 히로토 小川裕人, 「鐵利の住地に就いて」.1937)

국사편찬위원회는 위의 다섯 학설 중 1937년 일본인 학자 5번 오가와 히로토의 이란현 학설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하고만 있다.(5)*
 
중국정부 확인, 정약용이 옳았다.

철리부는 발해국 5경 15부중의 하나로 현재 헤이룽장성 린커우현(黑龙江省林口县) 일대로 확인하고 있다.(6)* 이는 -『신당서 新唐書』, 「북적열전北狄列傳」 흑수말갈조의 기록과 일치한다.

∙철리의 옛 땅 둔 철리부(鐵利府)는 광주廣州·분주汾州·포주蒲州·해주海州·의주義州· 귀주歸州 6주를 통치한다.

철리국의 판도는 4방 천리 현재 남한 면적 남짓이다. (7)* 발해가 멸망한후 고려와 수십회 조공을 바쳐왔던 철리국은 1108년 윤관이 동만주에 9성을 설치, 고려와 국경이 접하게 되자 이와 같은 귀부의 표문을 보냈다.

고려와 멀리 떨어진 것처럼 보이나 실제는 고려의 윤관 9성(고려의 함주대도독부 관할)과 접경한 인접국이었다.

다산 정약용이 옳았다! 결국 철리국의 위치에 관해 일제강점기 학자들의 ‘비정’은 ‘억측’이었고 정약용의 ‘억측’은 ‘비정’이었다. 일제와 친일식민사관에 이어 대한민국 국사편찬위원회에 의해 210년동안 ‘억측’으로 폄하되어온 다산 정약용 선생의 1811년 『아방강역고』의 서술이 가장 사실에 근접한 ‘비정’임을 확인했다.

고조선부터 발해까지 우리 영토를 비정한 다산의 『아방강역고』의 후속편인 고려부터 대한민국까지의 대한영토 4000리의 기억과 미래 『신아방강역고』를 쓰고 있는 지금 필자의 마음은 무척 착잡하다.

(계속)
 
 
◆◇◆◇◆◇◆◇참고문헌

(1)*귀부(歸附)의 어학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와서 복종함’이나 역사학적 의미는 신라 경순왕의 고려에의 귀부처럼 나라(영토)를 바치고 복속하겠음을 내포함.
(2)*신하가 황제에게 바치는 글을 표문(表文)이라 하고 신하가 왕과 제후에게 바치는 글은 전문(箋文)이라 한다.
(3)*중국 흑룡강성과 러시아 연해주사이에 위치한 중국 최대 담수호
(4)*丁若鏞은 宋의 開寶 5年에 鐵利王子가 馬·布·腽肭臍를 貢한 記事를 引用하여 豆滿江 北으로 興開(凱)湖의 南일지도 모른다고 臆測하고, 그들이 腽肭臍를 貢한 것을 그 證據로 제시한 바 있다(『我邦疆域考』「渤海考」).
(5)*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이 철리국의 위치를 만주 북쪽으로 잡았을까? 필자는 두가지로 억측아닌 비정을 해보겠다. 첫째, 만주지역을 침탈할 야욕에 부응하기 위하여 철리국의 위치를 북만주로 둘째, 철리국의 위치를 될 수 있는데로 고려와 멀리떨어진 곳으로 잡아 고려와의 관계를 희석시키기 위해.
(6)*鐵利國地理位置: 黑龙江省东北部佳木斯市 【 剌史故挹婁國地渤海置府升案渤海置府據 盛京通志增入】 【 剌史故鐵利國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