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1년 4개월…이번주 정경심 1심 선고

2020-12-20 16:34
'위법수집증거' 핵심 쟁점…표창장 위조 관련 논란 남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23일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에 대한 판단이 이번주에 나온다. 지난 해 조국 전 장관이 지명된 이후 무려 1년 4개월만에 나오는 결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핵심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위법수집증거 논란이나 장관 임명을 막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는 지적은 결과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 정 교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표창장 등 자녀 입시문제와 사모펀드, 증거인멸 등 크게 세가지 혐의다. 당초 검찰은 사모펀드 부분을 문제 삼아 수사를 시작했지만 지난 8월 27일을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자녀 입시비리로 촛점을 바꿨다. 

변수로 떠오른 것은 동양대 강사휴게실에서 검찰이 입수한 PC 2대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여부이다.

동양대에서 검찰이 임의제출 받은 강사휴게실 PC는 비품 스티커나 학교 자산으로 등록이 돼 있지 않음에도 검찰은 해당 PC가 동양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입수한 표창장 위조 혐의 관련 증거는 대부분 강사휴게실 PC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위법수집증거와 관련된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위법수집증거에 대해서는 통상 선고 시점에 판단을 한다고 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 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이나 가혹행위 등을 방지하려고 도입한 것이다.

앞서 지난 11월 13일 대법원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핸드폰과 노트북을 채널A 관계자가 검찰에 임의제출 했다는 이유로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했다. 강사휴게실에 놓여있던 정 교수 컴퓨터 2대는 정 교수가 아닌 동양대 조교가 임의제출했기 때문에 법원에 판단에 따라 증거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정 교수에 대한 재판은 시작부터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검찰이 정 교수 측에 사건기록 열람·등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재판이 수차례 공전된 것이다. 공판준비기일만 5차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검사들은 당시 재판장이었던 송인권 부장판사에게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 교수 측에 사건기록 열람·등사가 된 이후에도 문제는 가라앉지 않았다. 검찰이 날짜·사람·장소가 전혀 다른 공소장으로 추가 기소를 한 것이다.

검찰은 애초 2019년 9월 7일 공소시효 만료라고 주장하며 정 교수를 조 전 장관 청문회 당일 기소했지만, 검찰이 12월 제출한 추가 공소장에서는 2013년 2월 정 교수가 위조 했다고 기재됐다. 사문서 위조·변조죄 공소시효는 7년이다. 애초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기소한 것 자체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전임 재판부였던 송인권 부장판사는 현저한 사실관계 차이가 있다며 1차, 2차 공소장을 스크린에 띄워놓고 비교했다. 구체적으로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 검찰이 제출한 첫 공소장에는 '2012년 9월 7일, 신원불상의 사람과 동양대에서 표창장 문안을 만든 이후 직인 날인' 등의 공소사실이 기재됐다.

하지만 추가 공소장에는 '2013년 2월, 딸 조모양과 서울 서초구 피고인 주거지에서 워드로 삽입 직인을 캡처해 오려내 위조' 등의 내용으로 변경됐다.

이른바 ‘날인’과 ‘캡처’ 논란의 시작이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중기소’라는 것이다. 결국 검찰의 공소장 변경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재판부가 바뀐 뒤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과 관련해서 조씨 재판을 맡은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재판부는 “조범동이 정경심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고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했다는 근거는 법정에 제출된 증거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범관계는 없다고 봤다.

검찰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을 '학벌의 대물림이자 부의 대물림'이라고 규정하며 정 교수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을 선고하고 1억6462만여원 추징 명령과 강사휴게실에서 압수한 PC 2대를 몰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정 교수 측은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의 낙마를 목표로 과도하게 이뤄졌다며 '표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온 가족이 수사 대상이 되고 언론에 대서특필돼 파렴치한으로 전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