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GA 자회사 설립 결정…노조 "총력투쟁 불사"

2020-12-18 15:31
한화생명, 18일 이사회서 판매 전문회사 설립 의결
노조 "보험사들 상품 공급자로 전락할 우려 커"
"GA 자회사, 완전 외주화ㆍ설계사 이탈 막아" 시각도

한화생명의 GA(보험대리점) 자회사화 시행 이사회 결정을 앞두고, 노조 측이 이를 막을 것이라며 총력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무리수를 두고 있다.[사진=한화생명]

[데일리동방] 한화생명이 전속판매채널을 분리해 판매전문회사 형태의 보험대리점(GA)을 설립하기로 결정하자, 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한화생명 노조는 사측이 GA 설립을 강행하면 총력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은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판매전문회사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생명은 물적분할 방식으로 조직 내 전속판매채널 인력들을 100% 자회사 형태의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전문 영업조직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물적분할 소식에 정규 영업조직 인력 1400명이 포함된 한화생명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한화금융센터 앞 여의도63스퀘어에서 한화생명 물적분할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력 투쟁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화생명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판매채널이 GA 대리점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앞으로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기업이 보험업계에 진출하면 관련업체에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판매채널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 보험사들이 상품 공급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매채널 분리는 정부와 금융당국, 노동조합, 사업자가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결정해야 할 문제다”며 “자회사 형태의 GA 설립 움직임이 충분한 검토 없이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향후 보험사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화생명 외에도 최근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 채널을 회사와 분리해 자회사 형태의 GA로 운영 중이다. 2004년 9월 푸르덴셜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자회사 형 GA인 지브롤터마케팅을 설립한 후, 지난해까지 총 11개사의 GA가 설립됐다. 이 중 생명보험사를 모회사로 둔 곳은 7개이고, 손해보험 계열은 4개다.

반면, 보험회사가 영업조직을 GA 형태의 자회사화로 운영하면 판매채널의 완전 외주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설계사 관리 비용이 커지는 가운데 GA로 이탈하는 보험설계사가 늘고 있는 추세다. 자회사 형태의 GA는 보험설계사의 영업력을 통제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미국과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GA의 자회사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GA소속 설계사 수는 2007년 10만명에서 지난해 23만명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는 2007년 20만명에서 지난해 3월 18만명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