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눈치보는 앤트그룹...상장 유예 한달여만에 입열다

2020-12-16 09:31
징센둥 CEO "상장 유예에 따른 뒷수습 최선 다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자,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구 앤트파이낸셜)이 중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 유예된 지 한 달여만이다. 

15일 쳰잔왕에 따르면 징센둥 앤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제4회 중국 인터넷 금융포럼에서 "앤트그룹은 지난 한 달여 동안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하에 상장 유예에 따른 뒷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새로운 요구에 따라 철저한 자체 심사를 하고 당국에 적극적인 자세로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금융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금융 분야의 모든 혁신과 발전의 전제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많은 소비자와 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더 높은 기준과 엄격한 규범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징 CEO는 금융 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5년간 앤트그룹은 금융 당국과 협력해 기술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서비스 비용을 더 낮추는데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또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특히 핵심 분야 연구개발과 응용, 기술 확대에 초점을 맞춰, 금융기구의 디지털화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앤트그룹이 상장 유예된 이후 이와 관련해서 고위급 인사가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지난달 앤트그룹은 홍콩 증권거래소와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 동시 상장해 약 340억 달러(약 37조원)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중국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상장이 무기 연기됐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기대를 모으던 앤트그룹이 수세에 몰린 건 지난달 24일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금융당국의 정책을 강력 비판한 데서 비롯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윈 발언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격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금융당국에 앤트그룹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