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타트업' 김선호 "행복한 작품에 감사"···내년에는 좀더 편안한 배우로 다가가고 파
2020-12-11 18:21
지난 6일 막을 내린 tvN '스타트업'에서 한지평 역을 맡아 열연한 김선호(35)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중 서달미(배수지 분)의 첫사랑이자 편지의 주인공이었던 한지평은 16회 내내 서달미 곁을 지키며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했다.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김선호는 SH벤처캐피탈 수석 팀장인 한지평 역을 맡아 서달미(배수지)를 향한 짝사랑은 물론, 불우한 어린시절을 지켜줬던 최원덕(김해숙)과의 서사까지 손에 쥐며 시청자들의 '인생 서브남'으로 기억됐다.
'스타트업' 시청률은 4~5%대로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화제성만큼은 높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송출된 것은 물론, 아시아 전지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FilxPatrol에 따르면 글로벌 넷플릭스 TV 드라마의 세계 순위 점수에서 '스타트업'이 한국 드라마 중 최고 점수를 경신했으며 32개국 톱10에 랭크됐다.
연극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왔던 김선호는 KBS2 '김과장'(2017)을 시작으로 드라마 출연을 시작, MBC '미치겠다, 너땜에!'(2018), tvN '백일의 낭군님'(2018),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2019), tvN '유령을 잡아라'(2019)를 거치며 드라마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2020년은 김선호 연기 인생에 최고의 한해가 됐다. 지난해 12월 8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1박 2일 시즌4'로 인해 대중적인 관심을 획득했고, 올해는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박혜련 극본, 오충환 연출)을 통해 한지평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획득했다
다음은 김선호가 아주경제와 함께 한 일문일답 인터뷰.
Q. '스타트업' 출연 계기는.
박혜련 작가님의 오랜 팬이었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 너무 재미있게 봤었죠. 오충환 감독님의 작품들도 흥미있게 봤습니다. '닥터스'랑 '호텔델루나'까지, 즐겁게 시청해서 꼭 감독님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어요. 대본을 보니 글이 예쁘고, 아름다웠습니다. 책이 재밌어서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스타트업'이라는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함께 한 사람들이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제작진 분들과 배우분들, 모두 다 좋으신 분들이라 조금의 무리도 없이 행복하게 작품을 끝낼 수 있었죠. 끝이라니 참 아쉽습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아쉽게 느껴지고, 지평이를 못 만난다는 아쉬움이 너무 커요.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Q. '한지평'과 본인(김선호 배우)와의 싱크로율은.
'한지평'이라는 인물을 제가 연기했으니 50%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지평이처럼 남들한테 차가운 말도 잘 못하고, 실제로는 좋은 집, 좋은 차도 없지만, 그래도 저라는 사람이 연기했으니 절반 정도는 저의 모습이 묻어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Q.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은 1회에서 '원덕'이 어린 '지평'이에게 신발끈을 묶어주고 나서 "성공하면 연락하지마. 부자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마.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마.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오는 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곰탱이처럼 맞지 말고 그냥 와"라고 이야기해주는 장면이에요. 지평이로서도, 시청자로서도 가슴이 참 아프면서도 좋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2회에서 '원덕'이 '달미'와 식사하면서 "달미야,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마'라고 하는 대사를 좋아해요. 그러다 15회에 달미가 '원덕'에게 "가을이네, 할머니 보니까 예쁘게 폈어. 코스모스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되게 뭉클했고,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Q. 김과장 이후 최강배달꾼, 투깝스, 으라차차와이키키 등에서 본인만의 연기를 펼치며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왔다. 이번에 여심을 저격하는 한지평으로 로맨스 연기까지 또 다른 한축을 쌓아올리셨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가슴뛰는(여심을 흔들었던) 장면이라면.
제 입으로 말하기 부끄러운 것 같네요(웃음). 그래도 하나를 생각해본다면, (여심까지는 모르겠지만) '국수고백씬'이 아닐까요?
달미를 향해 최대한 담백하게 고백해서 '아 지평이가 이런 성숙한 선택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거나, 지평이를 응원하는 누군가가 생겼을 것도 같고, '이런 남자가 있다면 설레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신 분이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11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위 소식을 듣고 저도 정말 놀랐고, 신기했어요.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구나 싶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라기보다, '한지평'이라는 인물이 지닌 매력이 컸던 것 같아요. 조금은 까칠하지만, 조금은 누군가를 위해서 헌신할 줄 알고,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라 보시는 분들께서 매력적으로 봐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중국 웨이보에서 주목받는 한류스타로 떠오르고 계신데 중국내에서의 인기를 실감하시는지?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말 행복합니다. 체감이라기보다 신기해요. 중국에서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봐주시고, 저라는 사람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니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 차기작이 궁금하다. 다음에는 주연으로 여심을 흔드는 김선호씨를 기대해봐도 좋을지.
차기작은 아직 결정이 안됐어요. 열심히 대본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저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좋아해주셔서, 언젠가는 제대로 된 로맨스 코미디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서현진 선배님이랑 저랑 교차 편집해서 만들어주신 영상을 봤어요. 그 영상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로코를 기대해 주고 계시구나' 싶었어요.
기대해 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일단 '1박 2일'을 통해 계속 인사드리면서 내년 1월에 개막되는 연극 '얼음'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도 관객 여러분께 인사드릴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한 배우로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