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하이크비전 등 21개 中기업 뉴욕증시 지수서 제외...트럼프 제재 여파

2020-12-10 17:26
21일 10개 中기업 퇴출 후 내년 새해장에 11개社 추가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 여파로 뉴욕증시와 채권 지수 구성에서 중국 기업이 제외된다. 미국 국방부가 지정한 '블랙리스트'에 따라,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와 감시카메라 제조사인 하이크비전을 포함한 21개 기업이 제외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다우존스 인다이시즈'(S&P DJI)가 오는 21일 뉴욕증시 개장 전에 SMIC와 하이크비전 등 10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모든 주가지수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각 사의 중국 내국인을 대상으로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한 A주와 홍콩증시에 상장한 H주, 미국에서 발행한 주식예탁증서(ADR) 모두가 해당 조치에 포함된다.

또한 S&P DJI는 내년 1월1일 개장 이전에 11개 중국 국적사가 발행한 증권도 추가로 채권지수의 일종인 '픽스트인컴 지수'에서 제외한다.

S&P DJI는 지난 2012년 S&P 글로벌과 CME(시카고상품거래소), 뉴스코프(News Corp)가 함께 출범한 합작회사로, S&P500지수와 다우지수(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 등 40여개가 넘는 각종 벤치마크 지수를 산출하고 운영한다.

향후 S&P DJI가 벤치마크 지수에서 중국 기업들을 제외할 경우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도 이에 따라 각종 펀드의 투자자산 배분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년 동안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하면서 주요 지수제공업체들은 이들 기업이 발행한 증권의 지수 구성 비중을 높이거나 추가해왔기에, 상당한 자금이 중국 기업의 주식에서 빠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뉴욕증시의 또 다른 지수 산출 기관인 'FTSE 러셀'은 하이크비전·중국철도건설공사(CRCC)·중국위성(China Spacesat) 등 8개 중국 기업을 오는 21일부터 FTSE 글로벌 지수와 소형주 위주의 러셀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하이크비전과 중국위성을 포함한 중국철건(CRCC)·중국교통건설(CCCC)·중국핵공업건설(CNEC)·중국중처(CRRC)·중커수광(슈퍼컴퓨터 제조사)·중국화학공정 등이 러셀지수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조처는 앞서 지난달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때문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군사적 목적으로 민간 기업의 기술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려는 의도다.

해당 명령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소유나 통제가 의심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증권 매입을 비롯한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투자를 금지했다. 내년 1월11일 발효되고 내년 11월부터는 거래와 투자가 전면 금지된다.

해당 목록은 미국 국방부가 작성하는데 지난 3일까지 총 35개 기업이 포함됐다. 다만, S&P DJI는 지난달 12일 행정명령 당시 해당 목록에 명시적으로 포함한 31개 기업 만을 지수 제외 대상으로 선정했고, 계열사 역시 포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S&P DJI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의 리스트가 업데이트되는 것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면서 "이들 기업이 보유한 계열사 등 행정명령의 적용범위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분류 작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