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월마트] 이마트 재도약 핵심…SSG닷컴과 시너지

2020-12-11 08:00
정용진 부회장 "월마트 부활을 배워라" 특명
신선식품 중심, 온·오프라인 통합 속도 낸다

실적 턴어라운드에 진입한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내년 본격적인 재도약을 꿈꾼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월마트 부활을 배워라"는 특명 아래 신선식품 중심, 온·오프라인 통합,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 세 가지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온·오프라인 사업 간 통합을 가속화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팔로우 월마트] 준비된 옴니채널, 코로나19를 기회로>

SSG닷컴은 10일 ​이마트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프리미엄 등급의 브랜드 한우, 한돈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이마트에서 유통하는 고품질의 신선식품을 SSG닷컴으로 들여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강 대표가 겸직 후 SSG닷컴에 그로서리사업본부를 신설한 이유다. 앞으로도 SSG닷컴은 이마트가 누적해온 신선식품 노하우를 흡수,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이명근 SSG닷컴 그로서리담당은 "타 업체와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올해 '스타필드 공식 스토어 오픈', '스타벅스 온라인샵 오픈', '이마트 미트센터 상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장보기부터 명품쇼핑까지 가능한 ‘원스톱 플랫폼’ 이미지를 고객에게 전달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가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는 물류 센터 문제도 온·오프라인 시너지로 풀어낸다. 부족한 물류센터를 이마트 점포 PP(Picking&Packing) 센터를 활용해 확충할 예정이다. SSG닷컴에서 주문하고 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배송이 나가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이미 PP 센터 115곳을 두고 있으며, 현재 SSG닷컴 주문량의 40%를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PP센터의 매출은 곧 이마트 매출로 인식된다. 때문에 SSG닷컴의 성장은 이마트 실적 상승을 견인한다. 올 3분기 이마트 기존점 성장률 2.7% 가운데 2%포인트는 PP센터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마트와 닮아가는 이마트

정용진(오른쪽 두번째)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레그 포란(왼쪽) 월마트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와 월마트 매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사진과 함께 "월마트 회장으로부터 점포 운영 방식을 배우는 중. 대단하신 분"이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이마트의 생존 전략은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월마트'와 상당히 닮았다. 정 부회장이 월마트 사례를 집중 연구해왔으며, 월마트의 부활을 이끈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와도 자주 소통해온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2014년 더그 맥밀런 CEO 취임 후 '디지털 전환'과 '신선식품'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왔다. 2016년 '아마존 킬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전자상거래 업체 제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옴니 채널'을 강화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도 매분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월마트는 이커머스 기여도 확대로 기존점 매출이 회복됐으며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면서 "이마트 역시 SSG닷컴의 배송 케파 증설계획에 따라 향후 점포 PP센터 매출액 비중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할인점 기존점 신장률 추가 개선이 가능해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마트와 월마트는 다르다?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이마트 PP센터가 월마트 대비 물리적 공간이 협소해 물류 거점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우려 섞인 평가도 내놓는다. 정부의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마트가 그동안 한국형 할인점으로 성공한 것처럼, 이륜차 배달 도입 등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마트 PP센터는 대형마트 규제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23시까지 영업해 24시간 가동이 불가하고 월 2회 의무 휴일을 지켜야 된다"면서 "새벽시간에 물류센터가 가동을 중단한다면 배송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마트 전체 면적에서 PP센터가 들어설 수 있는 곳은 후방면적뿐"이라면서 "주차장은 대부분 지하이거나 지상 2층 이상이라 활용도가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형마트는 교통유발효과가 매우 큰 도심지에 입지하고 있는데 PP센터가 활성화될수록 혼잡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물류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완화돼 새벽에도 가동된다면 GMV(총거래액)의 가파른 성장이 가능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이륜차 배달과 같은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