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동 걸린 부양책 협상...美 의회, 크리스마스 선물 내놓을까

2020-12-09 15:21
므누신, 민주당에 9160억달러 부양책 제시
펠로시 의장 '므누신 제안' 거절하며 삐걱

미국 정치권이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도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이 9160억 달러(약 994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새롭게 내놨지만, 민주당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가시적인 성과없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새로운 규모의 부양안을 제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에게 9160억 달러(약 994조원) 규모의 새 부양책을 제시했다. 새 부양책에는 기업과 학교 등에 코로나19 관련 법적인 문제에서 면책특권을 제공하는 '책임 보호' 조항을 넣었다. 또 주 정부와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자금도 포함됐다.

그간 공화당은 '책임 보호' 조항을 원하지만, 민주당은 주 정부와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부양책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양당이 대립하는 책임 보호 조항과 지방정부 지원을 배제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 우선 합의할 것으로 제안했다. 

또 백악관이 내놓은 새 부양안에는 미국인 한 명당 600달러의 현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주당 300달러의 실업보험 수당은 포함되지 않았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제안에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서 사용하지 않은 자금 1400억 달러와 재무부 기금 4290억 달러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반기를 들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곧바로 백악관 제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둘은 공동 성명을 내 "매코널이 초당적 부양책에 기초해 9160억 달러 규모의 (백악관) 제안을 승인했다는 것은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백악관의 제안이 현재 진행 중인 초당적 의회 논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거절했다.

이어 펠로시와 슈머는 "상·하원 의원들은 상당한 신뢰를 가지고 회담에 임해왔으며 계속해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초당적 논의가 해법에 있어 가장 희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5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고집해온 백악관이 규모를 늘리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얘기다.

또 이들은 백악관의 제안을 따져보면 전체 금액은 기존보다 늘어났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금액에 큰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펠로시와 슈머는 "백악관의 제안은 초당파 의원들이 논의해온 실업보험 지원금을 180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축소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일 삐걱거리는 부양책 협상이 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글로볼트의 톰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동안 부양책 타결에 대해 희망적이었지만, 여전히 합의를 막는 뿌리 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