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정국 혼란 매우 죄송”…‘秋-尹 갈등’ 첫 사과
2020-12-07 15:13
수보 회의서 사과의 뜻…“개혁의 마지막 진통”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들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서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이 현존한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저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면서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우리 정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권력기관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그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했다.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면서 공수처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당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여야 대표가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함에 따라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문 대통령은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여러 차례 코로나 확산의 위기를 극복해 왔지만, 지금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가 사용될 때까지 코로나 확산세를 차단할 수 있는 마지막 고비라고 인식하고 비상한 각오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두고 “지난달 연달아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했음에도 코로나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다시 국민께 불편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면서 “전국적 대유행 상황이 되면 국민 안전과 민생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특별히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국민들께 당부드린다”면서 “”지난 추석에 우리는 몸은 못가도 마음으로 함께하는 명절로 방역에 힘을 모았다. 그 이상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만나야 할 사람, 찾아가야 할 곳이 많겠지만 만남과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 방역에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