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클라우드 전문가, 올해 모두 승진했다

2020-12-07 16:00
IT서비스 '빅3' 임원인사로 미리 본 내년 전략…'DT시장 각축전'
삼성SDS, 신임 대표 체제서 스마트팩토리·HPC클라우드 가속도
LG CNS, 그룹·대한항공 등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 완수 주력
SK㈜ C&C, DT실행력 강화 조직개편…금융·공공 대외사업 확대

삼성SDS, LG CNS, SK㈜ C&C가 AI·빅데이터·클라우드 관련 분야 직책 임원을 중용한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시장 공략'이란 경영기조를 수립하기 위한 조치다. 정기 임원인사에 맞춰 삼성SDS는 종합기술원 출신 신임 대표를 내정했고, SK㈜ C&C는 DT 실행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 CNS는 그룹 클라우드 전환에 더해 'AI연구원' 출범에 힘을 보탠다.

성장 가속화를 목표로 하는 IT서비스 '빅3'의 경쟁은 향후 기업의 DT 시장을 주 무대로 전개될 전망이다. 삼성SDS는 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제조 기업의 스마트팩토리와 고성능컴퓨팅(HPC)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LG CNS는 LG그룹 AI 역량 강화를 지원하며 그룹과 대한항공의 대규모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지속 추진한다. SK㈜ C&C는 대외사업 멀티 클라우드와 금융 분야 클라우드 전환 사례로 입지 확대를 꾀한다.
 

(왼쪽부터) 황성우 삼성SDS 대표, 김영섭 LG CNS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사진=각 사 제공]

 
삼성SDS, 신임 대표 체제서 스마트팩토리·HPC클라우드 가속도

내년 삼성SDS를 지난 2일 삼성SDS 신임 대표 내정자로 알려진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이 이끈다. 삼성SDS 측은 "황 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경험과 글로벌 역량, 풍부한 대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삼성SDS를 글로벌 IT 솔루션 기업으로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프린스턴대학교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앞서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종합기술원 나노일렉트로닉스랩장, 디바이스앤드시스템연구센터장, 부원장직을 맡았다. 그가 지난 2017년 11월부터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서 미래 신기술 발굴, 전자 계열사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는 게 올해 초 황 사장을 승진시킨 삼성전자의 평가다.

삼성SDS는 지난 4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임원 18명을 승진 발령했다. 금융, 물류, 리테일, 플랜트 등 업종별 혁신을 수행한 부서와 AI·보안·블록체인·클라우드 관련 사업·기술개발을 수행한 그룹·팀을 이끈 인사들이다. 삼성전자 시스템기술팀장, 스마트IT팀장을 거쳐 올초 합류한 강석립 IT혁신사업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금기호 클라우드서비스담당, 김동관 삼성전자정보보호센터장, 김종필 개발실장, 백동훈 클라우드기술담당 상품개발팀장, 안대중 인텔리전트팩토리사업부 지능화플랫폼담당 등 5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또 CL4(부장) 직급자 12명을 상무로 선임했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SDS의 IT서비스 사업은 전반적으로 물류사업 대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진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다만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AI 및 분석 등 사업 성과가 코로나19 타격을 극복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SDS가 이 분야 성과를 내년 전략에 반영할 공산이 크다. 또 삼성SDS가 내년 중 완공을 목표로 작년부터 경기도 화성에 짓고 있는 HPC 데이터센터 사업 준비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소재·화학 등 업종의 잠재 고객 기업 대상으로 물밑 영업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 삼성SDS의 AI·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블록체인, 보안 등 다른 DT 솔루션 제안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LG CNS, 그룹·대한항공 등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 완수 주력

LG CNS는 지난달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임원 5명을 승진 발령하면서 디지털 신기술 분야 역량을 강화해 내년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녹였다. 승진자들은 클라우드·빅데이터·AI 기술을 공급하고 이를 공급받은 고객사가 새로운 환경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운 인사들이다. 하태석 디지털기술최적화(DTO)사업부장과 최문근 클라우드사업부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전무로 승진했다. 이영미 이행혁신부문 클라우드인프라운영담당, 이호군 이행혁신부문 개발혁신센터장, 이주열 CTO 데이터분석·AI(D&A)연구소장이 상무로 신규 선임됐다. 회사측은 이번 임원인사 배경으로 클라우드 신기술 확보 및 역량 고도화,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 분야 전문가 발탁, 성과주의 및 책임 경영 구현 등을 강조했다.

큰 틀에서 변화보다 안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015년 11월 대표로 선임돼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 이상 경영을 맡아 온 김영섭 LG CNS 대표가 유임됐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현재까지 예고된 바 없다. 이는 LG CNS가 맡고 있는 대내·외 주요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실행역량과 연속성을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 LG CNS는 작년부터 5년 이내에 LG전자·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 IT인프라 90% 이상을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 3년간 대한항공 전사 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LG CNS의 빅데이터·AI연구소는 7일 출범한 LG그룹 'AI연구원'의 연구개발(R&D)과 협력 네트워크 조성 활동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LG CNS가 클라우드·빅데이터·AI 등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계 협업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 최근 2년새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로봇서비스 플랫폼 등 출시를 통해 차세대 디지털 기술 분야 역량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수익 창출로 연결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수주한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은 LG CNS가 자체 보유한 기술과 협력사의 역량을 응집시켜 지능화된 일상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SK㈜ C&C, DT실행력 강화 조직개편…금융·공공 대외사업 확대

SK㈜ C&C는 지난 3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DT 관련 업무를 수행한 임원 6명을 신규 선임했다. 신규 임원은 박준 플랫폼개발그룹장, 이석진 플랫폼GTM그룹장, 김진희 Hi-Tech Digital1그룹장, 이금주 CV Digital그룹장 등 그룹장 4명과 여상훈 Digital Process혁신담당, 서화성 행복추진담당 등 담당 2명이다.

SK㈜ C&C는 DT 수행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도 개편했다. 이는 작년 12월 박성하 신임 대표를 내정하면서 DT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시행한 조직개편의 연장선에 있다. 우선 박 대표 직속 'BM혁신추진총괄'의 명칭을 '디지털플랫폼총괄'로 바꿔 앞으로 고객의 DT 관련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할 디지털플랫폼 개발·확산에 주력한다. 이 때 플랫폼 비즈니스 발굴부터 개발, 마케팅 등 완결된 기능을 갖춰 사업을 수행한다. SK㈜ C&C는 또 제조·ICT·금융 등 3개 업종 사업부문별 디지털 추진그룹과 사업 본부를 고객 단위로 재편한다. DT 사업 발굴, 시스템 개발·운영까지 단일 창구로 수행한다. 이 때 고객사에 맞는 디지털 사업 준비부터 실행까지 함께 수행하는 고객 밀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향후 클라우드 사업에서 인프라 중심을 벗어나 고객의 사업 환경에 맞춘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본격 확대한다. 앞으로는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솔루션 개발·도입과 최적화 지원에 힘을 쏟는다.

SK㈜ C&C는 내년부터 SK그룹뿐아니라 대외 DT 사업을 발굴·제안·수행해 고객가치 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개선을 위해 디지털 신기술 도입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금융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지속 도전할 전망이다. 앞서 NH농협은행 금융상품몰 시스템 고도화, KB국민카드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KB국민은행 더케이(The-K) 프로젝트 등을 완료하고 지난 9월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2일 입찰 마감한 행정안전부 차세대 지방재정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제안서를 제출했다.
 
올해 세계 IT시장 전년비 5.4% 감소…내년 4% 증가로 일부 회복

IT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IT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5.4% 감소한 3조6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주요 지출을 삭감한 영향을 IT시장도 받은 것이다. 내년 이 시장 규모는 3조8000억달러로 올해보다 4% 증가가 기대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IT서비스 기업들에게 기회는 클라우드 기술을 중심으로 한 공공·기업 조직의 DT 수요 확대에 있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뉴딜' 정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디지털댐' 사업과 행정안전부의 공공 전산시스템 민간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 시장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IT시장 기회는 클라우드로 커질 수 있다. IT시장조사기업 한국IDC는 올해 8월 '국내 퍼블릭클라우드 경쟁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작년 국내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이 전년대비 25.2% 증가한 1조3010억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향후 이어질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 범위 확대가 시장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