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자컴퓨터 "슈퍼컴퓨터로 6억 년 걸리는 연산, 200초 만에 푼다"

2020-12-04 14:38
中, 양자컴퓨터 시제품 '주장' 개발 성공...사이언스지 게재
"구글 양자컴퓨터보다 100억 빨라...기술적 단점 보완해"

중국 양자컴퓨터 주장 도면 [사진=중국 과학기술학교]

중국의 '양자 굴기(崛起·우뚝 섬)'가 거침없다. 최근 중국이 슈퍼컴퓨터로 6억년 계산해야 풀 수 있는 연산 문제를 단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구글이 자사 양자컴퓨터로 기존 디지털 컴퓨터를 성능 면에서 압도한 '양자 우월성'을 보여준 지 약 1년여만이다. 이에 '양자컴퓨터'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中 양자컴퓨터 "슈퍼컴퓨터로 6억 년 걸리는 연산, 200초 만에 푼다"
4일 중국 관영 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학교는 판젠웨이(潘建偉)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표준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인 가우스보손 샘플링을 통해 최대 76개 광자를 감지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시제품 '주장(九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일본 슈퍼컴퓨터 후가쿠가 풀려면 6억년이 걸리는 연산 문제를 단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 이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보다 100억 배 빠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구글은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만에 해결할 수 있는 퀀텀 컴퓨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화망은 "주장이라는 이름이 중국의 고대 수학서 '구장산술(九章算术)'에서 따왔다"고 전했다. 구장산술이 동양에서 영향을 크게 미친 것처럼 양자컴퓨터로 세계 기술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성과는 4일 미국 사이언스지에 실렸다. 사이언스지는 '가장 선진적인 실험', '중대한 성과'라고 평했다.

판젠웨이 교수는 "구글 시커모어가 난수 샘플에 의존하는 기술적 단점을 보완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장은 양자컴퓨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며 "세계 두 번째로 '양자의 우월성'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사진=신화통신]

中양자굴기 가속페달...2023년 관련 시장 13조원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계산능력으로 신물질이나 신약 개발, 금융, 물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되는 첨단 미래형 컴퓨터다.

양자 컴퓨터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 금융 거래와 전자상거래 내역, 군사·민간 암호가 손바닥 안에 들어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이 양자 컴퓨터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양자 분야에서 세계 절대강자로 도약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는 중국은 중국과학원, 중국과학기술대학을 중심으로 연 2000억 위안 규모로 기초기술부터 응용기술까지 개발 중이다. 화웨이, 바이두, 번위안양자(本源量子) 등 기업들이 이미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과학기술 중요성을 강조했고, 또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채택된 14·5계획과 2035년 장기 계획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기술자립 실현으로 채택되면서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에선 양자컴퓨터 등 양자 분야에 대한 범국가적 차원의 투자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양자통신 시장 규모는 매년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18년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한 272억 위안(약 4조6419억원)에 달했다. 이듬해 2019년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7% 늘어난 325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쳰잔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2023년 805억 위안(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