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복귀 사흘 만에 "정치세력화된 검찰을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될 것이기에 소임을 접을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

추 장관은 3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독립성 핵심은 힘 있는 자가 힘을 부당하게 이용하고도 조직 또는 정치 보호막 뒤에 숨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남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검찰권 독립 수호를 외치며 남용의 상징이 돼버렸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1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배제 집행정지 소송에서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사건 재판부 역시 "검찰 독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을 잃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이날 추 장관의 발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추 장관은 "인권침해를 수사해야 하는 검찰이 오히려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수사과정을 언론에 흘려 분위기를 유리하게 조성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며 "이미 혐의자는 법정에 서기도 전에 유죄가 예단돼 만신창이 되는 수사활극이 자행됐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한명숙 전 국무총리·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염두에 둔 듯 "전직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가혹한 수사활극에 희생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관련 한동훈 전 검사장을 저격한 듯 "검찰이 힘 가진 자에 대해선 '꼬리곰탕' 한 그릇에 무혐의를 선뜻 선물한다"며 "측근을 감싸기 위해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수사표적을 선정해 '검찰당(黨)'이라 불릴 만큼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검찰을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로 돌려 놓을 것이다"라며 "제 편에겐 유리하게 자행해 온 검찰권 행사를 차별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 놓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SNS 말미에 "(이것이) 동해(양양) 낙산사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님 영전에 올린 저의 간절한 기도이고 마음"이라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강원 양양 낙산사는 지난 2005년 양양산불 소실된 대웅전 복원 과정에서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지원을 기리기 위해 노 대통령 서거 이후인 지난 2011년 영정을 모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