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동훈 용인세브란스 병원장 “시스템 수출할 글로벌 ‘스마트병원’이 목표”
2020-12-01 09:10
디지털 전환 주도 의료산업센터 신설
입원환자에 블루투스 위치 추적 도입
“병원장 바뀌어도 중단 못하게 만들었다”
입원환자에 블루투스 위치 추적 도입
“병원장 바뀌어도 중단 못하게 만들었다”
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이 3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용인세브란스 제공]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5세대(5G) 등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이 키워드를 병원에 접목하면 어떨까. 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30일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용인세브란스는 이 같은 물음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개원한 용인세브란스의 첫 선장으로는 지난해 최동훈 병원장이 선임됐다. 그는 연세대 의대를 나온 후 세브란스에서 심장혈관병원 진료부장, 심장내과장을 거쳐 심장혈관병원장, 연세의대 심혈관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병원 개원까지 1년. 최 병원장은 당시 후발주자로서 어떤 분야를 더 특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4차산업 시대에 걸맞게 빅데이터, AI, 5G 등에 집중, 136년의 세브란스 의료 경험과 디지털을 결합한 ‘스마트 병원’을 목표로 용인세브란스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는 “암수술, 심장이식 등 확실하게 ‘잘’하는 게 하나쯤 있어야 한다. 기존병원은 이미 체계가 잡혀 있어 스마트 병원으로 변환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4차산업혁명 시대, 우린 새롭게 지어지는 병원인 점을 십분 활용해 병원 전체에 ‘디지털’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최 병원장의 선택은 주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1년 새 5G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2300% 폭증했다. 의료분야에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진단(MRI) 등 영상정보를 교류하는 의료기관 간 진료 정보 전자교류 참여병원 수가 4339곳으로 전년 대비 87.3% 증가했다.
그런데 최 병원장이 생각한 스마트 병원은 독특했다. 단지 내부 기기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다. 병원 내 ‘디지털’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직제를 새로 만들어 이 부서가 핵심이 돼야 스마트 병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새로운 기계를 사거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정도로는 병원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디지털의료산업센터를 신설해 병원장이 바뀌어도 (디지털 사업을) 중단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 병원장은 개원 1년 전부터 각 분야 33명의 젊은 의료진을 고용해 의료진이 디지털 기기를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시스템은 의료진을 보조하는 것이다. 결국 의료진이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시스템을 잘 관리하고 쓸 수 있도록 병원 내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했다”고 했다.
최 병원장이 구상한 스마트 병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우선 병원 내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 하면서도 환자의 편의성과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환자들은 모바일 앱으로 진료 절차 및 위치에 따라 맞춤형 동선을 안내받는다. 의료진은 병원 메신저 Y톡 등을 통해 환자 정보 및 관련 의료진 조회, 전체 대화, 의료자료 전달 등을 접촉 없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진행할 수 있다.
또 병원은 입원환자에게 BLE(저전력 블루투스) 태그를 제공해 RTLS(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로 전체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빠르면 5분 만에 이동 경로와 접촉자 파악을 끝낼 수 있다.
최 병원장은 “병원 설계시 5G 기반 통신망을 구축했으며 여기에 Wi-Fi6 무선네트워크망과 BLE IoT(사물인터넷) 인프라도 갖춰 병원 내 관리를 통합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개원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성과는 나타났다.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 과기부장관상 수상했으며,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지원 사업’ 등에 선정되는 등 쾌거를 이뤘다.
앞으로 최 병원장은 ‘디지털 병원’ 시스템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해 병원 운영의 기초를 닦는 데 집중한다. 대학병원 차원을 넘어 아시아의 스마트 병원이란 비전을 갖고 디지털 시스템을 수출할 방침이다.
그는 “자동화시스템은 굉장히 안전할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고, 활용도가 떨어질도 수 있다”며 “디지털을 적용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해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사진=용인세브란스 제공]
◆최동훈 용인세브란스 병원장 프로필
△1963년 출생
△1988년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2010년~현재 연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2012년~2016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진료부장
△2013년~2016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장
△2016년~2019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장
△2016년~2019년 연세대 의과대학 심혈관연구소 소장
△2019년~현재 용인세브란스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