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잇자②-국악편] '1일 1범' 이날치 뜨니 한국여행 매력도 UP!
2020-12-03 08:00
그럴듯한 자원 하나 없이 수많은 약탈과 전쟁을 겪으며 한없이 위축됐던 대한민국이, 백범 김구 선생이 그토록 꿈꿨던 ‘문화강국’을 실현했다.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석권과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핫 100 차트 3주 연속 1위 소식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국민에게 자긍심을 안겼다. 독보적인 진단검사 방법 ‘드라이브 스루’와 한국형 진단키트 등을 통한 ‘K방역 문화’는 국격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제대로 갈고 닦아 지구촌에 퍼뜨린 K-문화의 향기는 오래 지속 될 것이다. 은은한 한국문화의 내음이 한층 짙어질 미래를 생각하며 시리즈를 이어가기로 한다. <편집자주>
1일 1범.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지금껏 듣지 않은 이는 있어도 한 번만 들은 이는 없다는 얘기다. 흥 돋우는 퓨전 국악의 선율이 코로나19 사태에 힘든 나날을 보내는 전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이날치 밴드 신드롬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 광고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에서 촉발됐다. 과거 한류스타를 섭외해 정적인 한국관광 홍보영상을 제작해온 한국관광공사의 모험이었다.
이날치밴드는 우리의 전통음악인 국악과 밴드음악을 결합시킨 국악 Pop이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해나가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 지역별 관광명소들을 소개했다.
이날치 밴드의 곡과 엠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조합으로 만든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시리즈는 7월 서울편과 부산편, 전주편까지 줄줄이 공개됐다.
영상은 MZ세대의 B급 취향을 제대로 공략했다.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은 이 영상은 게재된 지 3개월 만에 조회 수 3억회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전통 국악의 굵직한 형태에 현대적인 리듬감을 섞어 재해석해낸 이날치밴드의 성격, 경쾌한 선율에 맞춰 몸을 흔드는 엠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날렵한 몸짓이 뒤엉키며 한국 여행지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광고영상, 그것도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이 영상이 이토록 관심을 끈 것은 이례적이라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세금은 이런 곳에 써야 한다", "광고에 빠져보긴 처음", "이것이 바로 조선의 힙합"이라는 댓글이 쇄도했고, 응원에 힘입어 안동과 목포, 강릉 등 '후속편'까지 제작됐다.
이를테면 정장에 수영모와 수경을 쓰는 등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을 한 댄서가 선글라스 낀 채 무표정한 얼굴로 춤을 추는 '병맛' 콘텐츠가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류팬을 우리나라로 끌어들일 잠재 수요를 키운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는 해외에서도 홍보의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공사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관광혁신서밋(Tourism Innovation Summit)에서 디지털 캠페인 부문 '2020 관광혁신 어워드(Tourism Innovation Awards 2020)'를 받았다.
장유현 국제협력팀장은 "Feel the Rhythm of Korea는 파격성 외에도 올해 코로나로 인해 여행 제한이 지속돼 크게 위축된 심리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한국문화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한 점도 매우 높이 평가받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방한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이날치 영상에 이어 전 세계 Z세대(10대후반~20대 중반)를 대상으로 모바일 기반 3D 아바타 생성 앱인 '제페토(ZEPETO)'를 활용한 한국여행 가상 체험공간까지 론칭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젊은층을 공략할 한국여행의 매력 알리기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