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백신 낙관론이 탐욕의 강세장으로?'...美 실업률·연준 주시

2020-11-30 00:10
"낙관론의 연속"...탐욕지수 92로 급등하며 과열 장세 우려도 나와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단기 경기 둔화 우려가 상승세 제한할 수도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11월 실업률 등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에도 이번 주(30일~12월4일) 뉴욕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연내 출시 가능성에 힘입은 투자심리에 낙관론이 팽배하면서 '극도의 탐욕' 상태로 과열할 조짐을 보이지만, 연휴 이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이에 따른 단기 경기 둔화 우려로 뉴욕증시는 등락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주 간 다우지수 추이.[자료=시황페이지]


지난 한 주 간 다우지수는 2.2% 상승했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2.3%와 2.96% 올랐다.

특히, 지난 26일 추수감사절 전후로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24일(3만46.24)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 선을 넘어섰고, 27일 S&P500과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3638.35와 1만2205.85를 기록했다.

월간으로는 11월 한 달 동안 다우지수가 12.86% 올라 1987년 이후 최고의 한 달을 예고하고 있으며, S&P500지수 역시 11.3% 상승해 1957년 이후 네 번째로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1.86% 올랐다.

미국의 코로나19 3차 유행세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시장은 연내 백신 출시 기대감에 힙입어 낙관적인 심리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12월10일 회의를 열고 화이자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EUA) 허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번 주 백신 배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지그몬트 하베스트 볼래틸리티 매니지먼트 리서치 책임자는 CNBC에서 "오늘과 이번 주, 이번 달 동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낙관론의 연속"이라면서 백신 관련 소식과 정치적인 리스크(위험)가 줄어든 덕에 "위험자산 투자를 위한 여건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CNN 머니가 공표하는 탐욕지수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27일 기준 '공포와 탐욕 지수'는 92를 기록했는데, 지수가 91이상일 경우 '극도의 탐욕(extreme greed)' 상태를 가리킨다. 지수가 0에 가까우면 '공포' 상태로 투자심리가 위축한 상태고 100에 가까울 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해 투심의 과열 상태를 경고한다. 

앞서 지난 3월12일에는 코로나19 사태 공포가 시장을 덮쳤던 당시 지수는 무려 2까지 곤두박질 치기도 했다. 지수는 이달 중순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70대였던 탐욕지수가 2주 만에 90을 넘어섰다. CNN은 "탐욕지수가 급등한 것은 시장이 지나치게 시장이 과열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부 주식은 차익을 실현하기 좋은 시기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기준 CNN 머니 공포와 탐욕 지수.[사진=CNN 화면 캡처 ]


이미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시장의 부담감은 커졌지만, 연내 백신 출시에 바탕한 경제 회복 낙관론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30일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미국의 핵심 쇼핑 시즌 성적표도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세에 더욱 불을 붙일 수 있는 변수다.

지금부터 내년 1월 초까지 연말 쇼핑 시즌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기둥인 개인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소매 판매 성장세를 기록한다면 조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일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6일 추수감사절과 27일 블랙 프라이데이에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세가 몰리며 실적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30일 사이버 먼데이의 매출 규모도 호조세를 보인다면 연말 쇼핑 시즌 실적에 청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지난 26일과 27일 미국의 온라인 매출 규모가 각각 전년 대비 21.4%와 21.6% 급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집계했으며, 사이버 먼데이에는 작년보다 15~35% 성장해 사상 최대 온라인 매출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소매협회(NRF) 역시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미국의 연말 소매 판매 증가세가 최근 5년 간 연평균 증가율인 3.5%를 웃도는 3.6∼5.2%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과 엔터테인먼트 등의 지출이 감소하며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음 달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기 정부 경제팀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인선 범위와 인물에 따라 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재닛 옐런 전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차기 재무장관으로 내정했다는 소식으로 이미 차기 바이든 정부가 경기부양에 집중할 것이란 기대를 자극했기에, 이날 발표할 경제팀 지휘부가 얼마나 시장에 호의적인 메시지를 보낼지 여부가 관건이다.

다만, 당장 미국 사회가 당면한 코로나19 위기와 이에 따른 겨울철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지난 27일 하루 동안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만5557명이 발생해 사상 최다치를 경신했다. 앞서 17만~18만명대에서 추수감사절 당시 일부 지역 미집계로 11만명으로 떨어진 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가족 방문을 위해 각각 650만명과 5000만명가량이 항공기와 자동차를 통해 지역간 여행길에 오른 것으로 추정되면서, 연휴 이후 확진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 경기 회복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고용시장 회복세도 3차 재유행 상황으로 둔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주까지 최근 2주간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라 전망은 좋지 않다.

다음 달 4일 발표하는 11월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예상보다 나쁠 경우 단기적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지며 낙관론과 증시 상승세를 제한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규 고용자 수 전망치를 10월 63만8000명 증가에서 11월 42만5000명 증가로 둔화할 것으로 집계하고, 월간 실업률도 6.9%에서 6.7%로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CNBC는 제프리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11월 신규 고용자가 각각 34만명과 15만명 선에 그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치도 전했다.

다음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연설도 주목해야 하는 지점이다.

올해 마지막 회의인 만큼 단기 경제 전망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의회의 추가 재정부양책 협상이 요원하다면, 채권매입 규모를 늘리는 등의 추가 부양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기 FOMC 개최 가능성도 기대하는 상황에서, 이번 주 각종 연설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줄 수도 있다.
 

차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초대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고용지표 발표가 이번 주 경제지표의 핵심으로 꼽히며, 11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경제 상황을 진단해볼 수 있을 지표다. 이달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10월보다는 후퇴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30일에는 11월 시카고 PMI와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 10월 잠정주택판매 등이 발표된다.

12월1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와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이 11월 제조업 PMI을 발표하며 10월 건설지출도 나온다.

파월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상원에서 증언한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의 연설도 예정됐다.

2일에는 11월 ADP 민간고용보고서와 ISM-뉴욕 비즈니스여건지수 등이 발표된다. 바이든 당선자가 차기 행정부 경제팀의 주요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연준의 베이지북 발행과 함께, 파월 의장은 하원에서 증언하며,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연설할 예정이다.

3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나온다. ISM과 마킷의 11월 서비스업 PMI와 챌린저감원보고서 등도 발표된다.

4일에는 11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10월 공장재수주와 무역수지 등도 발표될 예정이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가 연설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