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철밥통이 최고"…'공시' 경쟁률 61:1

2020-11-29 15:56
저성장·취업난에 공무원 시험 몰려
채용정원 늘려도 경쟁률 매년 올라
최근 3년 44:1, 53:1, 61:1 등 오름세
코로나로 더 각광, 서부지역은 기피

[사진=바이두 ]


중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취업난도 심화하면서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대졸 구직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채용 정원을 매년 늘리고 있지만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29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올해 공무원 시험이 시작됐다.

채용 정원은 2만5700명인데 자격 심사를 통과한 응시생이 157만6000명에 달해 경쟁률 61대 1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대졸자 취업 지원을 위해 공무원 채용 정원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2018년에는 1만4537명, 지난해에는 2만4128명을 뽑았다. 하지만 경쟁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18년 63만5113명이 몰려 44대 1, 지난해에는 127만7219명이 응시해 53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61대 1까지 치솟았다.

중국신문망은 "최근 공무원 정원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며 "올해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률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광둥성 둥관에서 국가통계국 소속 조사 직원 1명을 뽑는데 3000명이 몰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대기업 등 선호도가 높은 직장에 취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공무원 시험에 더 많은 인원이 몰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연령은 18~35세로, 대학(전문대 포함) 졸업생이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선발한 공무원 중 8300명을 서부 지역에 배속할 예정이다. 하지만 근무 환경이 열악해 부임을 꺼리거나 조기에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주리자(竹立家) 중앙당교 교수는 "서부 지역의 공무원 부족 및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도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새로운 지식·이념을 갖춘 젊은 대학생들이 지방에서 공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톈진 등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방역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험을 치르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시험 전 14일 내에 고열 증상이 있었던 응시생은 고사장에 입장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