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도 빠졌다...현대重·유진 2파전 된 두산인프라 인수전

2020-11-24 17:46
25일 본입찰 마감…DICC 우발채무 우려에 불참
"현대重 자금력·산은 협상으로 우발채무 극복 가능"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데일리동방] GS건설을 포함한 6곳의 예비입찰 참여로 흥행이 기대됐던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에 결국 현대중공업과 유진 두 곳만 참여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오후 2시 본입찰을 마감했다.

결과는 시장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월 예비입찰에는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과 유진그룹 외에도 MBK파트너스·글랜우드PE·이스트브릿지 등 사모펀드 운용사와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까지 총 6곳이 참전하며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정작 이날 본입찰에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그룹 단 두 곳만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GS건설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본입찰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우발채무 문제를 꼽는다.

지난 9월 예비입찰 당시 두산은 예비입찰 날짜까지 미루며 DICC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고 밝혔고 인수자들도 두산을 믿고 참여했다. 하지만 두산이 입장을 번복해 참여자에게 DICC 우발채무 해결 방안을 요구하면서 인수자들도 떠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DICC와 재무적투자자(FI)들은 현재 기업공개(IPO)와 동반매도청구권 행사 무산 등에 따른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두산이, 2심에서는 투자자들이 승소했다. 대법원에서 DICC가 최종 패소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우발채무를 떠안는다.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가격이 1조원 내외로 추정됨을 고려하면 인수자는 우발채무 문제로 인수 금액만큼의 위험 부담을 지게 된다.

GS건설 측은 “본입찰 이전에 요구한 만큼의 충분한 실사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고 DICC 소송과 관련해서도 구체적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본입찰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본입찰과 별개로 실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긴 상태다.

시장에서는 GS건설 컨소시엄의 본입찰 포기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강력하게 밀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DICC 우발채무가 발생한다고 해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금력이 충분한데다 산업은행의 협상 능력으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