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고용보험 도입]②고용보험 도입, 설계사 선택권 확대 필요성 강조

2020-11-12 08:00
가입 선택제나 특고 보험료 부담비율 상향조정, 임금근로자와 실업급여 계정 분리 등 도입 필요

정부가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에 대한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을 위해 고용보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의 비용 증가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로 반대 입장이 큰 만큼, 고용보험 의무화 도입 시 설계사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2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적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설문에 답한 설계사 1245명 중 955명(76.7%)이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반대했다. 이중 769명(61.8%)은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설계사 784명(63.0%)은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따라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고용보험 의무화로 사업주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고용여력이 감소하고 사업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가장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험학회와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보험과 노동법의 관계'를 주제로 2020년 추계학술대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고용보험 신규적용 문제의 진행 현황과 대안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발표한 최병문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각 특수직종에 대해 일률적으로 일시 도입하기보다는 고용보험 도입 필요성, 노무특성, 보수체계 및 소득수준 등 피보험자의 특성을 충분히 검토해 도입 필요성이 높은 직종부터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 자발적 이직을 하고 있는 보험설계사에게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설계사 정착률 현황과 보험회사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13회차 설계사 정착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생명보험은 38.2%, 손해보험은 53.3%를 기록했다. 1년 이상 정상적으로 보험모집 활동을 이어가는 설계사가 생명보험은 10명 가운데 4명, 손해보험은 5명이라는 얘기다. 설계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1년도 안 돼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최 변호사는 "고용보험을 시작으로 4대 보험적용 시 보험업계는 비용 증가로 인해 현재 수준의 설계사를 지속 유지하기 어려워 보험설계사 일자리가 감소될 전망"이라며 고용보험 도입 자체가 설계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직종별 도입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와 영향 검토를 통해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가입방식 또한 당사자의 필요에 따라 가입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