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0년 뒤 드론 타고 출퇴근…"교통혁신 코앞에"

2020-11-11 15:58
지상 버스·지하철 넘어 하늘길 개척 시작
2025년부터 공항·도시 거점 노선 상용화
여의도서 인천공항 20분…"이게 미래다"

“This is the future.”(해외 취재진)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택시가 하늘을 날았다. 비록 지금은 안전상 이유로 사람 대신 쌀가마니를 태웠지만, 정부는 5년 안에 상용화하는 목표로 기술·제도적 난제를 해결해갈 방침이다.

11일 오전 10시 50분께 서울시 영등포구 한강시민공원에서 드론 택시가 서강대교와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를 2바퀴 돌았다.

 

중국 이항사 EH216. [사진=국토부]
 

이날 비행한 드론은 중국 이항(EHANG)사에서 제작한 EH216다. 최대 이륙중량 650㎏에 높이 1.77m로, 조송사와 탑승객이 탈 수 있도록 설계된 2인용 드론 택시다.

행사에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취재진도 함께했다. 안전상 이유로 드론과 멀찍이 떨어져 불평하기도 했지만, 드론이 하늘을 나는 순간 감탄사를 감추지 못했다.

한 해외 취재진은 “안전상 이유로 우리가 이렇게 멀찍이 있어야 한다면, 드론 앞에 있는 저 사람들은 뭔데?”라고 말하다가 드론이 날아가는 모습에 “이게 미래다”를 연발했다.

우리 정부는 향후 드론 택시가 최대 시속 130㎞ 속도로 여의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20분이면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상용화 시점은 오는 2025년이다. 불과 5년 뒤에는 지하철이나 버스가 아니라 드론으로 출퇴근하는 날이 오는 셈이다.

상용화 초기 단계에는 축구장 면적의 약 8200㎡에 달하는 승강장을 중심으로 운용되다가 점차 집 앞에서 목적지로 이어지는 ’door to door‘ 방식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기에는 안전과 정비 문제로 넓은 면적의 승강장이 필요하다. 승강장은 승객의 연계 환승을 고려한 교통 결절점 위주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인 목표는 현재 자동차보다 훨씬 더 작은 공간에 수직 이·착륙하면서 집 앞에서 목적지를 잇는 것"이라며 "10년이면 실현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교통수단인 GTX(수도권광역고속철도)가 청량리역과 서울역, 삼성역을 거쳐서 가는 것처럼 드론 택시도 도심 다중 환승역에 조성된다는 얘기다.

풀어야 할 숙제는 안전성이다. 드론도 항공기처럼 하늘을 나는 기체인 만큼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략 10만번 이륙당 1번의 사고가 나지 않는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아예 조종사가 없는 무인비행 기술과 도로와 같은 역할을 할 하늘길 관련 제도가 정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H216 기체가 비행하는 모습. [사진=국토부]
 

이날도 안전 문제 탓에 사람 대신 20㎏ 쌀포대 4개가 드론 택시에 실렸다. 본래 국토부는 사람이 직접 탑승한 채 비행하는 행사도 고려했으나, 필요한 안전조치가 많아 실현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냥 드론이 뜨는 것과 사람이 타는 건 천양지차”라며 “사람이 타는 순간 체크해야 할 안전리스트가 수십장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손명수 국토부 제2차관은 "2025년 상용화를 위해 로드맵에서 밝힌 추진사항을 산학연관 협업으로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이번 실증을 통해 우리는 곧 펼쳐질 도심항공교통의 미래를 앞당겨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