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날개 뚝…카지노 산업의 '위기'

2020-11-10 09:32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코로나19 사태에 날개가 꺾인 카지노 산업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방한 외래객이 급감하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요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수준이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파라다이스 등 카지노 업체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카지노 업계의 실적쇼크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코로나 확산에 주 고객층인 일본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하늘문이 굳게 잠기며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해왔다.

실제 올해 3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는 전년 대비 9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수 여행객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까지 제로에 수렴하며 사실상 방한 수요가 모두 끊긴 셈이다. 미국 하와이안항공과 베트남항공 운항 재개에 실낱 희망을 걸었지만 주 1회에 운항에 머문 데다, 대부분 상용여객이라 카지노 매출과는 무관하다.

이런 상황은 카지노 산업에도 고스란히 악영향을 미쳤다.

GKL은 3분기 연결기준 309억58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47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9%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227억79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파라다이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해외 유입 고객이 전무한 상황이 지속하며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수요만으로 겨우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

3분기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액은 552억원이다. 전년 대비 74.4% 감소한 액수다. 드롭액 (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3865억원(-76.5%) 수준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급감하자 GKL과 파라다이스는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인천 영종도에 자리한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카지노 영업장과 메인 호텔을 제외한 모든 영업시설의 경우 무기한 셧다운에 돌입했다. 고정비 비중이 큰 리조트 비즈니스에 대한 구조조정 선제 대응의 의미였다. 지난 8월부터 테마파크, 부티크 호텔, 시메르 등 대부분의 부대시설이 영업 중단 상태다. 여기에 구조조정(인력 20% 희망퇴직)까지 완료하는 등 ‘극한’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다.

GKL 역시 내년까지 코로나 사태가 지속 이어질 경우 구조조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같은 사행산업에 속한 공기업인 한국마사회도 지난 7월 임원회의에서 인원 10% 이상 감축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 9월부터는 부분 무급휴직을 진행 중인 만큼 GKL도 대책이 불가피하단 것이다.

하지만 카지노를 비롯한 관광산업 자체가 워낙 대외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 영역이다 보니, 코로나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고꾸라진 업황을 되돌릴 방안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입장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여행업계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방역 모범국가(또는 지역)간 입국 금지 해제, 자가격리 면제 등 여행 규제 완화) 등을 끊임없이 요구하고는 있지만, 이같은 조치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VIP 주 고객층인 일본과 중국 등과의 여행 교류가 재개되지 않는 한 추락한 카지노 산업이 단기간에 살아나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