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 호수뷰는 20억원...강남 뺨친 위례 신고가 비결은?

2020-11-17 09:02
위드 코로나19 시대...환영받은 아파트 특징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리비가 높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대형, 테라스형 아파트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 속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쾌적성이 주거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주거문화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잔디가 조성된 테라스형 아파트나 '공세권', '숲세권' 등 자연 트리미엄이 붙은 아파트의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위례송파푸르지오 전용 113㎡은 지난 9월 20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해 말 14억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약 1년만에 6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9층인 이 매물은 장지천 수변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물건"이라며 "비슷한 평형의 매물이 14~15억인것과 비교하면 조망권 프리미엄이 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성남 창곡동 래미안위례 전용 125㎡도 지난 8월 22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1년전 거래가(16억2500만원)보다 약 6억원 가까이 오른 이 매물은 테라스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아파트 테라스단지의 호가는 최근 27억원대로 올라섰다. 성남 G공인중개업소는 "테라스가 있는 매물은 같은 면적이라도 최소 3~4억원 더 비싸다고 보면 된다"면서 "요즘은 테라스 아파트만을 찾는 문의전화만 하루에 2~3통씩 온다"고 했다.

이는 '위드 코로나'시대의 주택문화가 가격에 발빠르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중대형 평수 선호도가 높아지고 실거주 편의성이 높은 공원, 호수 조망형 테라스 아파트 매수에 관심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희소성이 높고, 똘똘한 한 채 수요가 강해진 것도 최근 가격 오름세에 한몫했다. 이와 관련 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 대신 실거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무리를 해서라도 조망권, 숲세권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매수자들이 많고, 이러한 경향 때문에 신고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오는 2030년까지 주택시장에서 베이비붐세대와 에코세대의 본격 수요교체가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들은 자연을 즐기면서도 주택 내 첨단기술을 통한 주거 서비스를 누리길 원하기 때문에 숲세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