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노크 귀순 사건'이어 또 다시 물음표 달린 육군 22사단 경계작전
2020-11-04 11:43
총기사고 끊이지 않은 곳으로도 유명...부대명 바꿀 정도
북한민으로 추정되는 미상인원이 침투한 강원도 동부지역이 육군 22사단(사단장 표창수) 경계작전 구역으로 확인됐다.
육군 22사단은 지난 2012년 '북한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4일 군 당국은 월남을 감행한 미상 인원 신원을 약 13시간 만에 확보했다. 미상 인원은 전날 저녁 7시 26분경 강원도 동부지역 전방 북측에서 철조망을 넘어 남쪽으로 향하는 장면이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군 당국은 현재까지 월남한 미상 인원이 북한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확인조차 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군 당국이 훼손된 철책을 뒤늦게 알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3중인 최전방 철책에는 과학화경계감시 장비가 설치돼 있고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센서가 울리며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군 당국이 신원미상의 인원을 2일 오후에 발견해 3일 동안 수색을 벌이면서도 4일 오전에야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3명이 월남했다가 2명이 다시 북으로 돌아갔고 1명이 잡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상 인원의 귀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통상적이지 않다. '북한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과 비교하면 선명하다.
'북한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은 2012년 10월 2일 북한군 병사 한 명이 동부전선 철책을 끊고 일반전초(GOP)까지 내려와 귀순한 사건이다. 당시 북한 군 병사가 내무반 문을 두드리고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 부대원들은 이 때까지도 철책 절단 사실을 몰랐다. 류제승 전 8군단장은 당시 22사단 경계작전 실패로 인해 엄중 경고조치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6월 15일 발생한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선원들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시민에 접촉해 북한 사람임을 알렸다. 이 사건으로 당시 이진성 8 군단장은 보직 해임됐다. 두 사건 모두 대표적인 경계작전 실패 사례로 남았다.
군 관계자는 "전례를 보면 귀순 의사가 있는 자나 귀순 의사가 없더라도 우리 군 등에 즉각 의사를 표시했었다"라며 "13시간 정도나 군을 피해 몸을 숨겼다는 점에서 귀순이 아닌 침투 등 대공 용의점이 없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 22사단은 크고 작은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타·가혹행위·자살·총기사고 등 불명예 사건들이 계속되자, '뇌종부대'에서 2003년 '율곡부대'로 부대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군 총기사고 중 최대 사망자를 낸 '조춘희 일병 총기 난사 및 월북 사건'이 바로 22사단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