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주식시장 이어 채권시장도 떠났다…현물 3조원 순매도
2025-01-05 17:30
주식시장 이탈 더하면 6조원 달해
채권 선물시장은 더 심각해...비상계엄 직후 18.7조원 순매도
채권 선물시장은 더 심각해...비상계엄 직후 18.7조원 순매도
5일 한국거래소와 재정당국에 따르면 12월 한 달간 외국인은 주식과 채권을 약 6조원 규모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366억원어치를 팔고, 코스닥에서는 7187억원어치를 샀다. 2조원에 달하는 돈이 증시에서 빠졌다.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액도 12월 기준 3조원 감소했다. 12월 한 달간 국채 현물을 3조원어치 순매도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3조원을 넘어서며 하방 압력을 높였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한 달 동안 약 2% 넘게 하락하며 연말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 소규모 순매수한 것은 IT와 바이오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국지적 관심 때문으로 분석된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는 더 심각하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15조8949억원에 달하는 한국 국채 선물(3~30년물 기준)을 순매도했다.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4일부터 집계하면 18조7131억원에 달한다. 계엄 이후 외국인의 채권시장 탈출이 본격화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인 투자자의 리스크 평가에 있어 중요한 변수”라며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에 대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대응이 시장 안정화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리 동향과 환율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어 추가 자본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자본 유출은 국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과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는 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는 한국 금융시장의 구조적 안정성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한 신뢰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