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인영 장관 "'세 가지 작은걸음'으로 남북 관계 물꼬"

2020-11-04 10:00
이 장관, 4일 오전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 개소식 참석 개회사
남북 연락채널 복원·판문점 자유왕래 및 이산가족 상봉 제안

지난 9월 16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정상이 1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심은 소나무 앞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100일째인 4일 판문점을 찾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이어 판문점이 남북 간 벽이 아닌 ‘통로’이자 다시 이어져야 할 ‘길’이라며 북측을 향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가자고 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 견학 재개를 앞두고 열린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 개소식 개회사에서 “얼어붙은 남북 관계의 물꼬가 트이기를 소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이 제안한 ‘세 가지 작은 걸음’은 △연락채널 복원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왕래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등이다.

그는 “지금 ‘남북의 시간’은 잠시 멈춰 있고, 신뢰와 관계 복원을 위한 과제들도 남겨두고 있다”면서도 “남북 합의의 정신이 깃든 판문점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며 판문점을 ‘남북 대화와 접촉’의 창구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가장 첫 번째 작은 걸음으로 남북 연락채널 복원을 언급하며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남북 관계 복원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간의 통신 복구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복원과 재가동을 희망했다.

이 장관은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이미 남북의 경계를 한 걸음 넘은 바 있다고 거론하며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왕래’를 두 번째 작은 걸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자유왕래에 합의한 바 있다”면서 “그 경계를 넘는 평화의 한 걸음을 수많은 사람이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 낼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가는 방안을 함께 찾아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추진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매년 보고 싶은 얼굴을 그리며 유명을 달리하시는 이산가족의 절실함을 생각할 때 판문점에서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 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이라도 추진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이런 작은 노력이 쌓이고 또 쌓여서 판문점에서 분단의 마침표를 찍을 역사적인 순간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이 장관은 개소식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를 격화시키기보다는 개선하려는 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망에 대해 “결과를 기다려보자”면서도 “정부로서는 어떤 상황이 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진척시켜 나갈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실제로 미국의 대선 결과가 새로운 정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그런 측면들을 주목하면서 예의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