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첫 상견례…“초일류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 존중”

2020-11-03 14:0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후 삼성전자 노사가 처음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앞으로 삼성전자 노사는 정기적으로 교섭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노사 관계를 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사 측과 상견례 겸 1차 본 교섭을 진행했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의 노조가 있다.

이 자리에는 공동교섭단 측 교섭위원으로 김민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공동교섭단 교섭위원 11명이 참석했다.

사측에서는 나기홍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과 사측 교섭위원인 최완우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 등 11명이 참석했다.

나 부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는 삼성의 새로운 노사관계,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가면서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본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노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며 발전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 이건희 회장의 유지가 이어지기 위해 앞으로 삼성이 노동조합, 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창립 51주년을 축하하고 삼성전자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는 노동자들의 눈물과 헌신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조합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견례에서는 단체교섭과 관련한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노사 교섭위원들이 각각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상견례 후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이 노사 관계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사의 단체교섭에는 대표이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나와서 실질적인 교섭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측은 월 4회 정기교섭을 진행하고, 필요 시 실무교섭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교섭은 오는 17일이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 및 1차 본교섭에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오른쪽 두번째)과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 왼쪽),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왼쪽 두번째) 등 노사 교섭위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11.3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