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 당국, 앤트그룹 IPO 앞두고 마윈·징셴둥 등 소환...왜?

2020-11-03 07:52
앤트그룹 "경제·민생 발전에 기여하는 데 노력할 것"
지난달 마윈 발언 당국 심기 건드렸다는 관측도 제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자,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구 앤트파이낸셜)의 중국·홍콩 동시 상장을 앞두고 중국 금융 당국이 앤트그룹 주요 경영진들을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 중국증권감독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 등 4개 금융 당국은 전날 저녁 성명을 통해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 징센둥 앤트그룹 최고경영자(CEO), 후샤오밍 CEO 등 앤트그룹의 주요 경영진과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이날 금융 당국과 만났던 사실을 알리면서 "앤트그룹은 회의 때 언급된 내용을 최대한 실행하겠다"며 "앞으로 '안정적 혁신을 하고 관리감독 조치를 잘 따르며 실물경제 기여, 호혜공영의 개방 등을 견지하는 동시에 서비스의 질을 높여 경제, 민생 발전에 기여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국이 발표한 성명에 사용된 단어로 유추해보면 중국 당국이 이들을 질책한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앞서 지난달 마윈이 한 발언이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24일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이례적으로 중국 금융당국의 보수적 체질을 강력히 비판했다. 

마윈은 당시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해나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당국이 '위험 방지'를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윈은 "현재 중국의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금융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기능의 부재'"라고도 했다.

그는 대형 국유 은행들이 충분한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주는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큰 강물과 같은 은행 외에도 앤트그룹처럼 빅데이터 등 기술이 주도하는 연못, 시냇물과 같은 새로운 금융 채널이 함께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앤트그룹은 오는 5일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중국 증시 공모가는 주당 68.8위안(약 1만1613원), 홍콩 증시 공모가는 주당 80홍콩달러(약 1만1664원)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3130억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상장 초기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