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정치 테마] 대통령선거 아직 멀었는데 관련 테마 다시 고개

2020-11-03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선을 1년여 이상 앞둔 상황에서 관련 테마주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 종목들 대다수가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대선 후보들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이 부각되며 급등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간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테마주에 대한 주의를 투자자들에게 알려왔지만 공염불에 그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급등이 이어지고 있는 테마주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보유 주식이 소폭 상승하는 우량주 대비 급등이 이어지고 있는 테마주에 도박성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테마주가 시장에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모피생산업체인 진도가 최근 급등하면서 장중 4935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이날 진도는 9.45%(380원) 오른 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도 주가는 지난 19일부터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26일 21.38% 급등했고, 28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상급등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진도의 급등 배경은 윤석열 검찰총장 테마로 묶이면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안호봉 법무법인 대륙아주 기업부문 대표변호사가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생으로 알려져 있다.

서연도 상한가(29.57%, 2670원)까지 오르며 1만17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유재만 변호사가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동문이며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테마에 편입됐다. 아이크래프트도 사외이사인 류광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서울대 법대 동기에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되며 11.10%(425원) 뛴 4255원으로 마감했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달 28일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15.1%를 차지하며 이재명 경기지사 22.8%, 이낙연 민주당 대표 21.6%에 이어 전체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 대권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테마도 널뛰기 중이다. 형지엘리트는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를 기록하며 645원 오른 280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경기도가 무상교복 정책을 시행한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다. 에이텍도 9.21%(2750원) 상승한 3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대주주인 신승영씨가 이재명 지사가 과거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만든 민관 협의기구 ‘성남 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운영위원직을 맡으면서 테마로 묶인 계기가 됐다.

반대로 이낙연 테마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29일 장중 4095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생인 이계연 전 삼환기업 대표가 삼부토건 사장 자리에 오르자 20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23일과 26일 각각 12.25%, 25.20% 수직 상승하며 3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부토건의 최대주주인 휴림로봇은 23일과 26일 양일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이날 소폭 조정양상을 보이며 2.10% 하락한 1400원을 기록했고, 삼부토건의 지분을 보유중인 우진도 22일부터 26일까지 누적상승률 23.22%를 기록하며 4000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5000원대 초반까지 상승했지만 조정을 겪다 4000원대로 밀렸고, 이날에는 0.36% 오른 4235원으로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선 테마주의 달콤한 유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선테마주들이 한순간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이를 조심해야 한다”면서 “급등이 있다면 급락도 있어 투자자들 상당수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