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보톡스 분쟁 관련 美 ITC 예비결정 반박…메디톡스 "기존 판결대로 될 것"

2020-10-30 11:46
ITC 불공정수입조사국, 메디톡스 손들어준 예비판결 지지
대웅제약 "행정법 판사, 원고 측 전문가 증언만 듣고 오판"
메디톡스 "최종 판결서 기존 예비판결대로 될 것으로 확신"

대웅제약이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제제)'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분쟁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판결에 대한 반박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메디톡스 측은 "기존 판결대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ITC에 지난 예비결정을 재검토해달라는 의견서를 지난 9일에, 원고(메디톡스)와 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의 서면에 대한 반박 의견서를 이달 16일 ITC위원회에 제출했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이다.[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은 의견서에서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한 사실이 없으며, 원고 측은 관련 내용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행정법 판사는 원고가 고용한 전문가의 증언만을 근거로 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바트 와이어 UC 데이비스 교수 등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ITC 예비판결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내놓았다.

또한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균주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보툴리눔 균주는 194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전 세계에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고 상업적으로 보톡스 생산에 사용 가능한 균주를 구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외국 회사가 보유한 외국 영업비밀에 대한 분쟁은 ITC의 관할권을 넘어서는 것으로, ITC가 예비결정에 동의하게 된다면 ITC의 관할권이 광범위하게 확대된다고 비판했다.


 

서울 강남구 메디톡스 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다음 달 19일 열릴 예정인 최종 판결에서 ITC 예비결정과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툴리눔 균주 관련 ITC 예비결정 그대로 최종 판결이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한국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한 증명은 하지 못하면서 다른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월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톡스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를 대웅제약이 훔쳤다며 대웅제약을 영업 비밀 침해 혐의로 ITC에 공식 제소한 뒤 결과를 기다려왔다.

이후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대웅제약의 제품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대웅제약은 예비판결이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ITC가 재검토에 들어가자 ITC의 OUI가 다시 대웅제약의 의견을 반박하며 기존 예비판결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내놓았다.


 

[그래픽=김효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