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요리조리 피하는 '똑똑한' 자율주행 자동차 제주 누빈다

2020-10-30 06:00
KT, 제주 평화로 C-ITS 테스트베드에서 자율주행 협력 시연
C-ITS 표준 기반 도로협력 인프라에서 자율주행차량에 안전정보 제공
올해 12월 이후 제주서 C-ITS 서비스 정식 제공 예정

KT 자율주행 버스가 제주 C-ITS 실증 자율주행 시범 구간을 주행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제주공항부터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도로인 평화로는 제주도의 자율협력주행 테스트베드 구간이다. KT의 45인승 자율주행버스 운전기사는 이 구간에 들어서자 핸들에서 손을 놓았다. 버스는 40㎞/h의 안정적인 속도로 주행했다.

버스에는 웨이브(WAVE·차량과 차량 간, 차량과 노변 기지국 간의 실시간 무선 통신 인프라)가 연결됐다. 자율주행 차량은 주변 도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신하며, 반대로 주행정보도 중앙 관제 시스템에 전달한다. 덕분에 급정차하거나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를 줄일 수 있게 된다.

KT는 29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평화로에 위치한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간에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C-ITS는 도로 협력 인프라에서 수집된 교통안전 관련 정보를 차량에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국토교통부가 현재 서울과 울산·광주·제주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KT는 제주와 울산에서 주관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오는 12월 이후 제주도 내 일주서로와 평화로 등 300㎞ 구간과 3000여대의 렌터카에 C-ITS가 준공된다. 제주도는 C-ITS의 국내 첫 준공 지역이다. 

제주도에서의 C-ITS 실증사업 대상 차량이 렌터카인 이유는 제주도에서 가장 사고가 잦기 때문이다. 사업구간으로 설정된 300㎞ 구간 도로 역시 관광객에 의한 렌터카 사고가 잦은 곳들이다.

C-ITS와 연동한 렌터카는 주행 중 안전운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내비게이션에는 전방에 정차 차량이 발생했다거나 긴급차량이 접근 중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또한 C-ITS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서비스도 구현했다. 구급차가 출동하면 근방 도로의 신호는 모두 바뀌며, 해당 시스템을 탑재한 렌터카에도 알림이 뜨게 된다. 제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시범사업 진행 이후 구급차가 출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전보다 2분 30초가량 줄었다. 렌터카 내비게이션에는 이외에도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 및 기상정보도 제공된다. 이러한 서비스 등은 모두 C-ITS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KT가 처음 제안한 서비스다.

C-ITS는 실제로 안전한 교통환경을 구현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C-ITS 실증사업 사업관리단(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이 렌터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통안전정보를 제공받은 운전자의 83.1%가 감속·정지·차선변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C-ITS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웨이브 통신이다. C-ITS 사업 실증구간에는 웨이브 통신을 구현할 총 92개의 노변 기지국이 설치됐다. 기지국은 실시간으로 도로와 차량 간의 정보를 주고받아 안전한 운행을 돕는 인프라 역할을 한다. 92개 기지국이 커버하지 못하는 구간은 LTE 통신망을 이용해 음영 지역을 최소화한다. 또한 KT의 정밀측위기술(RTK, Real-Time Kinematic)을 통해 위치측정 오차도 최소 30㎝까지 줄였다.

KT는 이번 C-ITS 주관을 계기로 국내 자율협력주행 사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최강림 KT AI·DX융합사업부문 커넥티드카 비즈 센터장은 "C-ITS는 도로관리 중심에서 이용자 안전 중심으로 교통문화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버스 안은 움직이는 5G 콘텐츠 감상실이기도 하다. 터치 스크린으로 5G 기반 미니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