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율 90%로 오르면...반포자이(84㎡) 보유세 3천만원으로 세배 ↑
2020-10-27 17:53
시세 28억원인 반포자이 84㎡ 보유세, 올해 1000만→향후 3200만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의 최대 100%까지 오른다. 현재 공시가격은 시세의 50~70%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한국감정원 수도권본부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적정 공시가격 현실화율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3개안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80%, 90%, 100%다.
현재로서는 현실화율 90%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 수준보다 낮게 결정하는 관행이 누적돼 적정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만큼 정책 목표 달성에는 미흡한 것이다.
그렇다고 100%까지 올리면 법률상 적정가격 취지에는 부합하지만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공시가격이 시세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선균형 후제고' 방식으로 현실화율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의 공시가격은 고가와 저가 부동산의 현실화율 편차가 넓게 분포한 만큼 형평성을 조기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9억원 미만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68.1%인 반면, 9억~15억원은 69.2%, 15억원 이상은 75.3%다.
이에 따라 초기 3년을 균형 목표 현실화율 도달기간으로 설정해 9억원 미만의 가격대 평균을 2~3%포인트 올려 중저가 주택의 초기 부담을 완화한 뒤 이후 9억원 이상과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세금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에 해당하는 시세 10억원 '마곡엠벨리' 84㎡(이하 전용면적) 보유세는 239만원으로 증가한다.
이는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각각 90%와 100%로 올랐을 때를 가정한 추산(이하 동일 조건)이며, 올해 184만원에서 29.8% 증가한 수준이다.
현재 시세가 28억원인 반포자이 84㎡의 경우에는 올해 1000만원에서 향후 3200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다만, 종부세 비과세 대상인 시세 6억원 '중계 무지개 아파트 2단지' 59㎡ 예상 보유세는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더라도 올해 보유세 45만원에서 73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가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을 대폭 올리면서 시장에서는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세 부담이 결국 매매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초구 신반포역 인근 A공인 대표는 "취득세·보유세·양도세를 올리면 그 금액은 고스란히 매매가에 반영이 된다"며 "주변 집값이 같이 오른 상황에서 세금을 매매가에 반영하지 않으면 거주 이전이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