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아이폰12 효과로 국내 5G 통신·장비 시장 '들썩'

2020-10-26 14:38
대선후보 모두 "초고속 유무선 망 구축" 공약 내걸어
하반기 5G 투자 늘며 한국 통신장비기업 수혜 예상

[버라이즌 제공]


내달 예정된 미국 대선과 애플의 첫 5G 지원 모델인 아이폰12 출시가 국내 통신장비 업계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대선후보들이 일제히 당선 후 초고속 유·무선 망 구축을 약속하고 있고, 아이폰12 출시를 기점으로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미국이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미국 내 망 투자가 활성화되면 국내 통신장비업체들도 북미 시장 수출 성과로 이어지는 등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증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국내 주요 통신장비업계의 호재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모두가 미국 내 인터넷 인프라 추가 투자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5G 단말 출시로 수요가 늘어난 것도 미국 5G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2의 총판매량이 아이폰11이 출시됐던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의 판매량보다 1% 정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잇따라 올해 하반기 이후 5G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2 출시 행사에 등장해 애플과 함께 밀리미터파 서비스인 버라이즌 5G 울트라 와이드밴드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움직임을 두고,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에 비해 규모가 최대 8배 이상 큰 시장인 만큼, 국내 중소규모 통신장비 업체들이 수출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부품업체 관계자는 "특히 미국은 규모 면에서 국내 관련 업계에서 중요한 시장"이라며 "하반기 미국 내 5G 투자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통신장비 업계의 수출 성과도 내년 중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장비부품업체를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국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삼성전자도 버라이즌과 5년 반 동안 5G 통신장비를 포함해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하고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의 수출 성과는 삼성전자의 협력사인 국내 통신장비 업체에도 미칠 전망이다. 4G 이전까지 글로벌 통신시장은 화웨이와 에릭슨·노키아 등이 과점하는 구도였으나, 향후 삼성전자를 앞세워 국내 통신장비 사업자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영국·프랑스·독일 등을 비롯한 서부 유럽 지역이 5G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통신장비와 통신부품이 함께 부각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